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4-09-08 0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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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이야기 69편 - 프리츠 하버와 인구 문제, 엘리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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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혹시 '천재 1명이 1000명을 먹여 살린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혹자는 엘리트주의적 발상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하고, 저 또한 해당 말을 듣고 나서 그다지 기분이 좋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굉장히 아쉽게도, 제가 생각할 때 이 말은 맞는거 같습니다. 아니 맞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부족한거 같습니다. 이 말은 삼성의 모토이기도 하고, 그래서 지능 평가에 상당히 가까운 gsat라는 시험을 공채에 치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법에서는 기업이 채용을 할 때 지능검사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기에, 어느 기업도 지능 검사라고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이름만 바꿔서 지능 검사와 굉장히 유사한 테스트를 치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무려 국가에서 공기업 등에서 공무원을 뽑는 시험조차 psat라는 이름으로 시험을 치르고 이 또한 일종의 선천성이 중요한 지능 검사라는 비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전 둘 다 쳐보질 않아서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수능이나 미국의 SAT 또한, 고등학교에 노력을 하고 고등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했냐에 더 집중해야 하는가, 아니면 대학에 다닐만한 충분한 그릇을 위주로 평가해야 하는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굉장히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었고, 아마 많은 학생들이 이런 엘리트주의적 사고방식에 비관적일 듯 합니다. 왜냐하면 통계적으로 자신이 선천적 엘리트에 해당될 확률은 엄청나게 낮거든요. 우리가 사춘기 이전에는 스스로를 무조건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면서 그닥 주인공도 아니고, 심지어 내가 사라져도 세상은 큰 일 없이 비슷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이는 여러분이 형편없고 못 나서가 아니라, 심지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사라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과 결합한 현대 정부 체계에서는 유사시를 대비해서 다양한 플랜을 미리 준비해두고 있고, 대통령은 물론 바로 밑의 권한대행 총리도 사망하거나 실종될 시 곧장 누구에게 최고 명령권이 이양되는 지 구체적으로 장관끼리도 서열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부총리'라는 타이틀이 달린 경제부총리나 교육부총리가 그러한 자리이지요.




 저도 어렸을 당시에는 내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세상이 뭔가 큰일이 나진 않겠구나를 알고 나니까 다소 씁쓸하기도 하고, 많이 비관적인 생각도 들었는데 오히려 세상을 기준으로 볼 때 누가 죽거나 사라질 때마다 세상이 심각하게 요동친다면 오히려 살아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큰 고통과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전쟁사에서도 가장 쉬운 승리 방법은, 전쟁이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의 수뇌부, 그러니까 상대의 '머리'에 해당하는 놈들을 싹 다 없애버리면 됩니다. 때문에 고대부터 암살은 굉장히 가성비가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실패해도 암살자 몇 명만 잡히고 끝나거든요.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인 이유에 대한 다양한 설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왼쪽에 치우쳐져서 있는 심장을 쉽게 노리기 위해서 창을 오른쪽 손으로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왼손으로 방패를 들거나 가슴 부위에 추가 장갑을 둘르기도 하고... 상대의 머리와 심장, 핵심을 타격하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발전해온 사례가 바로 전쟁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저도 포함되지만 여러분도 어릴 때에는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고, 큰 일을 일으키고 싶고, 뭔가 대단한 업적을 남기고 싶어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면서 그런 열정과 패기를 잃고, 많은 사람들이 소수에게 끌려가는 삶을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장 저도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서 운영해보니까, 정말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소수입니다.




 법륜 스님도 '즉문즉설'을 통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은 나 스스로 밖에 없으며, 남을 바꿀 생각은 하지도 말고 아예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아버립니다. 그러고는 나 스스로도 바꾸질 못하면서 감히 세상을 바꾸려고 하냐고 호통을 치시던데, 정말 뜨끔하더군요. 내가 정말 세상의 유명인이 되고 싶고 큰 업적을 남기고 싶으면 직접 실행에 옮기고 성실히 노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 노니까 고통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처음 이야기한, '천재 1명이 1000명을 먹여 살린다'라는 말 또한 다소 오만해보이기도 하고, 좀 기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화학사에서, 천재 1명이 수십 억 명을 먹여살린 사례가 있습니다. 이 사례는 어떻게 보이나요? 감히 범접할 수 없고, 전혀 부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았습니다(제 기준에서).




 오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에서 대활약(?)한, 노벨상을 받았으면서 역대 화학자 중에서 가장 많은 인류를 먹여 살렸으면서도 동시에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2차 세계대전의 나치가 인명을 학살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한 '프리츠 하버' 이야기입니다.






뚜렷한 두 얼굴을 가진 유명한 독일의 화학자. 전쟁에서 수 많은 목숨을 잃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대 지구에 무려 80억이 넘는 인구가 살 수 있는데 핵심적으로 기여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https://namu.wiki/w/%ED%94%84%EB%A6%AC%EC%B8%A0%20%ED%95%98%EB%B2%84








 사실 우리 인류가 냉장고에 음식을 가득 집어넣고, 오히려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이 더 무서워지게 된 것은 정말 정말 전체 인류 시기에서 짧습니다. 냉장고가 생기기 전에는 음식이 쉽게 부패하므로 추수를 하면 최대한 빨리 먹어 치우고 지방으로 저장을 했습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이나, 한국이나 동아시아의 추석 연휴가 그런 의미였고, 주로 가을은 풍요와 결실의 상징이었습니다.




 산업혁명으로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들이 도시에 들어가게 되었고, 농민이 적어졌습니다. 그러니까 맬서스라는 유명한 분이 걱정을 합니다. <인구론>을 통해서, 식량 생산은 산술기하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인구수, 식량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까 일부로 복지를 안하고 전염병이 돌게 만들어서 인공적으로 인구수를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다 굶어 죽거나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하였습니다. 맬서스만큼 극단적이진 않았습니다만, 고대 그리스에서도 무조건 인구 증가를 선으로 보지 않는 학파도 있었습니다. 당장 자녀가 너무 많으면 부모의 재산을 n빵 해야 하니까, 인구 증가가 무조건 풍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등 인류에서 굉장히 오래된 논쟁거리입니다.












 그런데 맬서스의 예측은 다소 현실과 괴리가 있습니다. 나중에 여러분이 대학에서 공학 수학 수업에서 미분방정식을 배우면 알텐데, 생각보다 자연 현상은 지수함수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초기 폭발적인 성장 시기에는 지수함수를 따라가다가, 환경오염이나 인구 밀도, 먹이, 식량 문제, 불쾌지수 문제 등으로 인해서 억제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로지스틱 방정식'을 한번 찾아보십시오. 코로나의 확산 문제도 모델링 하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맬서스가 미친 사람이라서 이런 식으로 인구 조정을 이야기한 것이 아닌 것이, 일본에서는 전란 시기(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일하기 이전)만 하더라도 영아 살해가 흔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당시 일본 고위층은 농민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딱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먹이고 나머지는 전부 세금으로 뜯어갔습니다. 그 세율이 무려 50 ~ 8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재미있는 썰이 있는데, 일본 다이묘들이 조선을 침략한 이후 나름 타국 백성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포용 정책을 펼친다고, 화끈하게 세율을 반토막을 내서 딱 40%만 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조선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지양하고, 그 만큼 세금을 적게 거두는 정책을 펼쳤는데, 저도 관련해서 정확한 세율을 알지는 못하지만 대략 10%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선 백성들이 죽창을 안 들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조선에서도 유명한 경신대기근의 경우에는 고위 관직자도 굶어 죽기도 하고, 식인을 했다고도 나와있는데 워낙 상황이 심각하니까 알고도 모른 척 했답니다. 물론 이 식인이라는 것도, 정말 잡아먹기 위해서 사람을 살해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먼저 굶주리거나 질병에 사망한 사람의 사체를 먹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할 것입니다. 하여튼 정말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인류는 식량 앞에서 정말 존엄성이고 뭐고 그딴 것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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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문에 과거 '구아노'라고 하여, 비료의 원료가 되는 새똥을 가지고 전쟁을 하기도 하고, 천연 비료를 찾기 위해서 강대국들이 열심히 신대륙과 섬을 개척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과, 특히 맬서스의 걱정을 한방에 해결한 사람이 바로 프리츠 하버입니다.










 이전 칼럼에서도 질소 고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인간 같은 생물을 형성하는 중요한 단백질, 그러니까 아미노산에서는 질소 원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농사를 하거나 가축을 키워서 이 영양소를 얻어야 하는데, 이 영양소가 굉장히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질소는 공기 중에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데, 문제는 얘가 정말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삼중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자연적으로 분해되어 땅에 도달하는, '질소 고정'이 되기까지 너무 힘듭니다. 자연적으로 질소가 땅에 고정되는 대표적인 방법이 '번개'입니다. 강한 전기장을 가진 번개가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전압으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치고, 그 에너지의 흐름을 타고 번개가 친 곳에 질소가 고정된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번개 살면서 여러분 얼마나 목격하죠? 지구 상의 모든 인류를 먹이려면 번개가 매일매일 쳐도 모자를 것입니다.









 때문에 앞서 말했듯이 비료를 확보하여 질소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고, 다름 아닌 인분이나 가축의 분뇨가 중요한 천연 비료였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이런 분뇨를 다시 가축에게 먹여서 키우는 돼지가 있었는데, 기생충과 위생 문제로 완전히 사라진 바 있습니다.




 이제는 1970년이 아니라 그냥 1870년대로 돌아가고 있는 북한의 경우에는, 이런 천연 거름이 굉장히 중요하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상납 할당량이 존재하고, 이를 두고 거래를 하거나 도둑질을 하기도 한답니다. 이와 동시에 구충제 같은 남한에서는 굉장히 흔한 약품조차 없어서, 과거 남한에서 그랬던 것처럼 북한 사람들은 장에 기생충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물론 무조건 기생충이 없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오히려 현대에서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지나치게 깨끗해진 나머지, 원래 기생충을 공격하던 면역 체계가 할 일이 없어져서.... 자가 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뤄보겠습니다.




 프리츠 하버는 촉매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높은 압력과 고온을 유지한 장치에서 인공적으로 공기에서 매우 중요한 질소를 추출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프리츠의 업적을 두고 '공기 중에서 빵을 만들어냈다'라고 하는데,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완만하게 성장하던 인구 그래프가 인공 합성 비료의 탄생 덕분에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32ZZWQlJTs&ab_channel=Veritasium%ED%95%9C%EA%B5%AD%EC%96%B4-%EB%B2%A0%EB%A6%AC%ED%83%80%EC%8B%9C%EC%9B%80






 그래서 프리츠 하버가 아마 직접적으로 먹여 살린 인구는 무려 40억 명으로 예측될 정도로 정말 인류의 숫자에 극단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상하수도 시스템의 발전, 위생과 청결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고 페니실린 같은 의약품이 발명되고, 영아와 산모의 생존률 증가, 바이러스 같은 미시세계를 알게 되면서 인류는 정말 이전과 격이 다른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하버의 업적이 본격적으로 발휘하게 된 것이 1900년대 초기입니다. 무슨 말이냐, 조선의 기준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이런 기술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조선도 일본의 필요에 의해서 철도가 놓여진다던지, 각종 기술이 전파되고 식량 생산이 증가되었죠. 때문에 일뽕 극우들은 이를 근거로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해주었다고 하는데, 프리츠 하버가 일본인이었으면 좀 인정을 해줬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걸 알고 나니까 일뽕들 대가리를 야구 배트로 쎄게 때려주고 싶더군요.




 여기서 문제가 뭐였냐면, 천연 비료는 물론이고 인공 비료 또한 화약과 굉장히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영국의 막강한 해군력에 의해 해상봉쇄가 되어, 천연 비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길이 막혔고 이 때문에 탄약 고갈 문제에 직면하였는데, 프리츠 하버가 인공적인 질소 고정 방법을 고안해냄에 따라서, 거기에 더해서 프리츠 하버는 철저한 애국주의자였기에, 독일을 위하여 일합니다.









 때문에 동료 과학자들과 격론을 벌이기도 하였고, 프리츠 하버의 아내는 높은 확률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자살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하버는 단순히 독일 제국의 탄약과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자였기에 독가스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극심한 후유증(주로 생존을 하더라도 실명을 하기 일쑤였으며, 당시 낮은 수준의 방독면은 완전한 방호가 불가능했습니다)과 끔찍한 결과로 국제법으로 화학 무기나 독가스가 엄격히 금지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치 독일은 프리츠 하버의 개발 덕분에 독가스를 유태인 학살에 사용하였고, 국제법 ㅋ 그딴 거 전혀 상관하지 않던 일본 제국 또한 중일전쟁 당시 독가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요새에 틀어박혀 물리적으로 돌파하기 힘든 구조는, 독가스라는, 무거운 기체 형태로 바람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틈새 사이로 흘러 들어가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끔찍한 무기에 의해 쉽게 무력화되었거든요. 난징 대학살과 더불어 중국의 반일감정이, 한국의 반일감정과 격이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처음 이 사진들을 보았을 때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사람 뿐만 아니라 길쭉한 주둥이를 가진 말에게도 방독면을 씌웠거든요. 실제로 말은 2차 세계대전까지도 독일군 기준으로 보급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운송 수단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pzkpfw3485/220548729306





2020년 레바논의 항구 베이루트에서 대량으로 적재되어 있던 질산 암모늄이 대폭발을 일으켜서 단 한방에 레바논이라는 국가의 경제와 질서를 붕괴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아까 질소가 삼중 결합으로 단단히 결합되어 있다고 했죠? 거꾸로 이를 깨트리는 순간, 질소가 불안정해지면서 질소를 묶어두던 강력한 에너지가 폭발력을 발휘합니다

https://namu.wiki/w/%EB%B2%A0%EC%9D%B4%EB%A3%A8%ED%8A%B8%20%ED%95%AD%EA%B5%AC%20%ED%8F%AD%EB%B0%9C%20%EC%82%AC%EA%B3%A0








 그래서 프리츠 하버는 일개 개인 화학자로서, 가장 많은 인류를 먹여 살린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하고, 동시에 독일을 위해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 때문에 평가가 심각하게 갈리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독가스 개발에 기여를 하고도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는데, 아마 전쟁에 반대했었더라면 노벨 평화상도 동시에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여러분, 여기까지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아~ 프리츠 하버라는 정말 극단적인 인재는, 1000명이 아니라 40억 쯤을 먹여 살렸구나~ 라고 정리가 됩니다. 그런데 혹시 기분이 나쁘시거나 불쾌하시나요? 전 전혀 불쾌하지 않습니다. 그냥 신기하고 경이로울 뿐입니다. 일개 화학자 한 명이 이렇게나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구나.




 제가 처음에 '천재 1명이 1000명을 먹여 살린다'라는 말을 일부로 했습니다. 저도 그랬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소 불쾌하게 여길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극단적으로, 1명이 약 40억 명 정도를 먹여살린 프리츠 하버에 대해서는 그다지 감정적으로 불쾌감이 들지 않습니다. 전 이게 좀 신기하더라고요. 나중에 우연히 사마천의 <사기>에 나온 말을 들었는데, 이 대목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https://m.blog.naver.com/phdedu/222642567998






 사람들에게는 시기 질투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 이 감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시기 질투는 개인의 발전과 계발을 촉진시키는 원동력으로써가 아니라, 해당 잘나가는 당사자를 헐뜯고 정치질로 담그거나 묻어버리는 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소 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사기>를 쓴 사마천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것이, 어떤 사람이 10배 정도 뛰어나다면 주변에서는 그 사람을 시기 질투하고 헐뜯고, 헛소문을 퍼뜨릴 것이랍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100배 정도 뛰어나다면, 아마 슈퍼맨 정도만 되더라도 이제는 시기 질투가 두려움으로 바뀝니다.




 그 사람이 1000배 더 뛰어나다면, 고용당할 것이며, 10,000배가 되면 그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말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정확히 어떤 개인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지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주로 보통 우리 같은 소시민들 기준으로 한 가정의 가장은, 해당 가족 구성원을 먹여 살리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최소한의 책임과 기준으로 삼습니다. 요새는 뭐 저출산이니까 많아봐야 한 4명(본인 포함)이겠네요.




 그런데 프리츠 하버는 40억 명 정도를 먹였으니 배수가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까 사마천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천재 1명이 1000명을 먹여살린다는 말에는 엘리트주의적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내지만, 프리츠 하버 1명이 40억 명을 먹여살린 것에 대해서는 경이를 가지고 신기하게 바라보고 정말 아예 딴 세상의 이야기라고 전설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저는 정치질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역설적으로 이걸 잘 하게 되는 쪽으로 많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아직 고등학생이던 시절에는 너무 순진한 나머지, 당시 제가 만든 융합 과학 동아리의 지도 선생님인 화학 분야 담당 김경임 선생님의 어마어마한 히스테리와 짜증, 정신적 학대, 정치질에 그대로 노출되었었고, 그것이 심각한 트라우마가 되어서 무려 9년 동안 반추를 했거든요. 이런 트라우마를 상당히 최근에 극복하게 되었는데, 기회가 되면 또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또, 천재 1명이 1000명을 먹여살린다는 말을 일종의 상부상조로 이해하여, 1명의 천재가 뛰어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거꾸로 1000명의 일반인의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재해석도 있습니다. 프리츠 하버라는 천재 화학자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질소를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었지만, 그 사람이 자라오면서 잘 자랄 수 있게 도와주셨을 학교 선생님들과, 그 사람의 정신적 지지가 되었을 자녀와 부인, 그리고 그 사람이 실험으로 사용했을 다양한 도구와 연구비는 그 사람이 혼자 다 만들고 개발한 것이 아니거든요.




 







 이 말은 사회 생활을 조금 하다보면 이해할 수 있는게, 실제로 병원이라던지 대학의 교수 집단에서 발생하는 일들도 비슷합니다. 예컨데 병원에서 주 수입원은 수술 비용인데, 그 수술을 중요하게 핵심적으로 집도하는 사람은 바로 의사입니다. 의사가 수술 껀수를 따내야지, 그 밑에 있는 간호사와 행정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있고, 병원이 전기세 수도세 수술 도구 대여 비용 등을 낼 수 있거든요.




 그럼 의사만 중요한가? 그건 아니라는 것이죠. 눈에 보이는, 직접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핵심적인 방아쇠 같은 역할을 의사가 하고 수술 일정을 잡거나 수술 집도를 하는 것도 의사의 책임이지만, 그 밑을 떠받쳐주는 간호사나 행정 직원들이 원할하게 일이 돌아가게끔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죠. 흔히 자기 월급의 10배를 벌어다줘야 조직이 굴러갈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말은 간호사보고 의사처럼 수술 집도하고 돈을 벌어오라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기준에서 그 정도 매출을 내줘야 본인 월급은 물론 각종 세금도 내고 밑에 간호사들이나 직원들 월급도 챙겨주고 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비슷하게 교수 또한 걸어다니는 작은 중소기업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밑에 조교수는 물론 박사 후 연구원, 박사생, 석사생, 학부생 등이 모여있는 집단의 수장이자 대표입니다. 직접적으로 연구비를 따내고, 심사위원들을 설득하고 연구의 방향을 잡고 큰 틀을 제시하는 것은 많은 공부를 한 책임 교수의 몫이지만, 밑에 딸린 식구들, 연구원들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해줘야지 굴러가거든요. 교수 밑의 연구원이 직접 연구비를 따내지는 않습니다만, 자신의 몫을 수행함으로써 충분히 기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명한 연예인을 관리하는 엔터테이먼트 사의 경우에도, 우리는 눈에 보이는 연예인에 열광하고 그 사람들이 제일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연예인을 발굴하고 관리하고 기획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일을 하며 돈도 더 많이 본다고 하더라구요.




 눈에 보이는 것에 지나치게 치우치지 말고, 그 이면을 보라. 너무 감정에 휘둘리고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생각을 해보라는 조언을 오늘 이야기를 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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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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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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