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16편 - 목적과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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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대전차화기'라던지, '대인살상병기'라는 말들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전쟁의 세계에서는 수없이 다양한 무기가 존재하며 각각은 모두 장단점과 목적을 가지고 개발되어 왔습니다. 총알도 상황과 목적에 따라 여러가지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왜 그럴까요? 각각의 도구들은 각자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의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칼도 과일을 깍는데 쓰는 칼과 스테이크를 써는데 쓰는 칼이 다릅니다. 과도로도 충분히 스테이크를 썰 수는 있겠으나 고기용 칼보다는 좀 힘이 많이 들 것입니다.
특히 전쟁은 인명과 물자를 블랙홀처럼 소모하는 극한의 상황이기에, 부족한 자원을 최대한 낭비하지 않으면서 활용해야 생존하거나 이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오늘은 예시로 여러가지 상황을 위해 설계된 무기를 보면서, 목적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총알같은 단순한 소모품도 각각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생산됩니다.
https://militarycostume.tistory.com/500)
세계 1차대전때 영국군은 세계 최초로 탱크라는 개념을 선보였습니다. 두꺼운 장갑판을 겉에 두룬 트랙터가 그 시초였는데, 평소 일반 보병에게 사용하던 병기로는 이 탱크를 막지 못해서 이를 처음 본 독일군은 '악마를 보았다'등의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직까지는 탱크에 대해서 연구가 되지 않았던 시기이기에 처음에는 보병용 대포나 화기를 동원해서 대적하고자 했지만 튼튼한 장갑을 쉽게 뚫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두꺼운 장갑판을 뚫고 손상을 주기 위해 위력이 더 큰, 한방한방이 일반 보병용 소총보다도 더 강력한 병기가 요구되었고 그 결과 독일군은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탱크 게베어'는 원래 보병용이던 소총을 베이스로 개량하여 훨씬 더 크고 무거운 탄을 더 강한 위력으로 쏘는 저격총입니다. 탱크를 잡기 위해서 저격총을 그냥 확 키워버린 것이죠.
수류탄의 경우에도 평소 쓰던 방망이 수류탄을 6개씩 묶어서 한번에 던질 수 있는 수류탄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반 보병을 살상하기 위한 위력보다 더 큰 한방이 필요했기에 여러개를 묶어서 던짐으로서 최대 10배까지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만들었습니다.
(장갑판을 뚫을 위력을 내기 위해 더 크고 강력한 탄을 쓰는 대물저격총은 탱크를 대항하는 수단 중 하나였습니다.
https://namu.wiki/w/%EA%B2%8C%EB%B2%A0%EC%96%B4%201898 )
하늘을 나는 항공기를 잡기 위한 대공포 또한 나름의 특색을 갖춘 무기입니다. 상상을 해봅시다. 사람한테 쏘는 아주 작은 콩알만한 권총탄을 쏘아서 저 멀리 하늘 위에서 빠른 속도로 날라다니는 항공기를 격추하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총알을 쏘아야할까요? 항공기를 직접 맞추지 않는 이상 잡을 수도 없고, 또 맞춘다는 일도 대단히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가끔 영화에서보면 항공기가 날아다니는데 주변에 흑색 탄막이 펑펑 터지는 장면을 자주 보았을 것입니다. 그게 대공포탄입니다. 대공포는 먼 거리에서 빠르게 날아다니는 항공기를 잡기위해, 일정 고도나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터지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포탄들이 하늘을 일정시간 올라간 후 터지면서 주변에 파편을 흩뿌리는데, 이 파편을 넓게 흩뿌리면서 적 항공기를 손상시키고 격추하는 것입니다.
(대공포의 요격을 받고 있는 항공기의 모습. 일일이 총알을 정밀하게 쏘아서 맞춰야했다면 정말 많은 탄이 소모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비효율을 막고자 항공기 격추에 딱 알맞게 시한폭탄같은 탄을 쏘아서 파편으로 격추시키려고 했습니다.
https://namu.moe/w/%ED%99%94%EB%A7%9D )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대전차 화기도 충분히 사람을 상대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냥 다 대전차화기 들고 다니면 되지 뭣하러 세세하게 대인화기 대전차화기도 나누고, 상황에 따라 탄종과 종류를 다르게 쓰나요?
물론 대전차용 대물저격총에 맞고 살아남을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대공포를 사람한테 쏘면 마찬가지로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도구들은 사람을 상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도구가 아니기에,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대전차화기의 경우 높은 방호력을 갖춘 전차를 상대하기 위해 한방한방이 강력합니다. 그런데 권총으로도 충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상대로 이런 무기를 써야한다면 여간 맞추기도 힘들 것이며 다른 대인화기들만큼 빠르게 연사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반대로 대인화기의 화력 정도로는 전차 페인트도 긁지 못하겠죠. 아무리 쏘아봤자 전부 장갑판에 튕겨나갈 것입니다.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면 이런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자면 수술을 예로도 들 수 있습니다. 항상 수술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수술도구를 준비해두죠. 각각의 수술도구들은 여러 목적에 최적화된 형태로 존재합니다. 특히 외과수술 중에서 신경외과, 흉부외과같은 경우에는 인체의 아주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기에 각각의 목적에 최고의 효율로 아주 정밀하게 제작된 도구를 사용합니다.
만약 의사들이 일반 주방에서나 쓰는 식칼로 환자를 치료해야했다면 의사도 쓰러지고 환자도 쓰러졌을 것입니다. 크고 단단한 물체를 자를 때에는 톱처럼 크고 무거운 칼이 필요하겠고, 아주 세밀하게 조각을 해야할때에는 정말 작고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겠죠.
마찬가지로 우리가 문제를 풀때도 적절한 도구를 사용해야만 최고의 효율로 가장 적은 노력을 들이고 정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제자는 우리가 알맞는 도구를 사용했을때 쉽게 풀고 넘어갈 수 있도록 은근히 힌트를 던져주었죠. 물론 여러가지 방식, 다른 방식으로도, 혹은 극단적으로 일일이 숫자를 다 쓰고 세어가면서 풀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시간도 들 것이며 실수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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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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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봤습니다 전쟁이나 무기관련해서 관심이 있는데 추천해주시는 책이 있을까요? 한번 공부해보규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