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133120] · MS 2018 · 쪽지

2011-11-24 1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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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목 - 격발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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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격발되지 않았다 어느 것도 나의 관자놀이를 때리지 않았으므로
나는 폭발하지 않았다

꽁무니에 바람 구멍을 달고
달아나는 풍선

나의 방향엔 전방이 없다 끝없이 멀어지는 후방이 있을 뿐

아무 구석에 쓰러져 한때 몸이었던 것들을 바라본다
한때 화약이었던 것들을 바라본다

봄의 전방엔 방향이 없다 끝없이 다가오는 허방이 있을 뿐

어느 것도 봄의 관자놀이를 때리지 않았으므로 봄이 볕의 풍선을 뒤집어쓰고 달려가고 있다

살찐 표적들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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