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myself [1009263]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4-11-20 22:40:18
조회수 942

이런 불쾌한 글은 처음 써보는데 들어주실 분 계신가요..

게시글 주소: https://io.orbi.kr/00070066480

메가패스 결제해놓고 책까지 주문했는데


벌써 막막하다..


올해 26살인데 수능 치는게 맞을까..


초3때부터 졸업때까지 전교 1등이었고


중1,2까지 3~10등 하다가 과고가 초딩때부터 목표였는데


3학년1학기때 게임하다가 성적이 한번 크게 떨어져서 27등 되고


엄마가 그때 니가 사람이냐고 그렇게 하면서 무슨 과고냐고


그러길래 내가 공부를 못하면 아무 가치가 없는 사람인가


확인해보고 싶은 반발심에 완전히 손 놓아버리고 방황했는데


시험도중에도 전과목 0점 맞을까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아는대로만 풀고 중학교 마지막 시험이 43등 나왔음


내가 엄마한테 다른 친구들처럼 과고 대비학원 보내달라고 했을때도


말로만 생각해보겠다 하고 안보내주고


학교 시험만 공부해봤는데 면접준비 자소서 


그런걸 학원 안다니고 중학생이 어떻게 쓸줄 알았겠음..


그리고 학년부장쌤이 과고 지원희망하는 사람들 모아두고


전교 20등 안에 못들면 나가라 해서 


나는 그때 1학기 성적까지인 제일 낮은 등수가 27등이었는데 


괜히 찔려서 뛰쳐나오고 지원조차 포기해버림..


과고는 수학 과학 50%만 봐서 전교등수 상관없다는 말도 있고 


누구는 상관있다고 하던데 학원에서 상담도 안받아보고 어떻게 알겠음..


나보다 20등은 낮은 애가 면접 3차까지 갔는데


나는 수학 1~3학년 98.5 과학 99.2점정도였어서


내가 지원했으면 됐으려나 후회가 덜했으려나 생각도 들고


자사고 지원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것도 엄마가 돈이 없다고 안된다고 하고..


결국 자공고 가서 1~2학년동안 공부 손놓고 살다가 이때도 물리는 48~50진동했는데


3학년되고 학교에서 진도도 너무 빨라지고 아는 내용도 없어서


3모가 65456정도 떴는데 그래도 대학은 잘가고싶어서 


버스에서 공부하고 잠 줄이면서 공부하고.. 


기숙사 나와서 통학이 왕복 3시간이었음


6모때 23345 떠서 수학도 하나만 더맞췄으면 2등급이고


재수해서 의대 가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음..


결국 수능은 54345뜨고 대학지원 포기하고 집독재했는데


처음에 재수도 반대했는데 학원은 비싸서 못 보내준다더라..


전문대나 가라는 말이 더 명문대에 대한 집착을 키웠고


마음은 진짜 간절했는데 꾸준한게 너무 어렵더라..


어떤 날은 13시간 15시간 넘게 공부하고 


또 몇주동안 하루 0~2시간 공부한 날도 있고..


결국 재수도 망해서 65456 정확히 1등급씩 떨어져서 지방사립대 가고


한 학기 다니다가 군대가서 군수를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포기함..


체력적으로 마음적으로 너무 힘들더라


그렇게 전역하고 한 2년을 방구석에서 게임만 하며 살다가


올해 수능을 치려고 했는데 준비한 돈도 없고 부모한테 손벌리기도 그래서 그냥 게임만 했음.. 


게임으로 대리기사 해서 1000만원 벌고


뒤늦게 수능 당일에만 가서 국어만 치고 나왔음.. 50점이더라


진짜 마지막으로 치고 적어도 누가 물어볼때 부끄러운 학교는 탈출하자


는 마인드로 공부해보려고 메가패스도 사고 책도 주문했는데


(공부 잘하게 생겨서인지 유난히 많이 물어보던데 대답할때마다 알게모르게 당황하는 것같은 상대방의 표정이나 반응이 정말 아팠음..)


내가 대학을 붙더라도 메디컬도 아닐거고 진짜 대학 합격장 단 하나인데


졸업하면 30살이 넘음.. 스트레이트로 해도 32살이겠지


이러면 기업에서도 받아주기 부담스러운 나이고


그럼 수능치는게 의미가 있나.. 


어릴때는 적어도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긴했는데 


그래야 스스로에 대한 불신,혐오감을 벗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항상 생각해왔지만 그것 역시 자기만족이고..


과고는 한번 실패하면 다시는 도전할 수 없지만


수능은 여러번 도전할 수 있다는 것과 그때의 후회에 너무 중독되어버린거같음


근데 아무런 경력도 없는 내가 수능을 안친다면 1년동안 뭘 할 수 있지? 


뭘 바꿀 수 있지 생각해보면 그것도 막상 크게 없는거같음..


좀 괜찮은 대학교 붙으면 주변 사람은 무슨 진로를 찾아가는지 시야도 넓히고 


나이가 걱정되면 중퇴하고 취업하던가 이런 생각도 해봤는데


그럼 나한테 실질적으로 남는건 뭐가 있을까


중학교때 나보다 공부못하던 친구도 고대 서울대 가고


가끔 친구들도 나보다 공부잘하던 애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 우스갯소리도 하는데


남한테 보여지는건 사실 상관없음.. 그냥 내 자신한테 미안하고


공부를 해야된다는 불안감도 게임으로 마취해가면서


16살부터 십년간을 스스로를 학대하며 살아온 것 같다..


공부 시작한지 3일째인데 벌써 너무 우울하고


한 유튜버가 4수 이상이라면 자신과 정말 깊은 대화를 나눠봤으면 한다고 하더라


무시하고 공부하려다가 나중가면 후회하기도 늦을거같아서..


생각좀 정리해봤는데 


수능을 잘친다고 해서 나에게 정말 남는 것이 있는가?


안 친다면 당장 뭘 할 수 있을까,그걸 차치하고서라도 


나중에 또다시 후회하며 30살 돼서 수능치려고 하지 않을까?


이 두 생각이 끊임없이 대립됨..


1년을 정말 열심히 준비할 수 있다면


어떤 대학을 가든 밀려써서 훨씬 낮은 점수를 받든 미련없이 떠날 자신이 있는데



그게 자기만족을 떠나 무슨 의미를 갖게되는걸까


정말 좋은 대학도 붙고 스스로에게도 떳떳할 수 있으면 행복할까


좀 더 이른 시기에 그랬다면 행복할 수 있었을거같은데


이제 너무 많이 꼬여버린 것 같다..


원래 무감정하고 로봇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니 감정적이 되나보다


결국 인생에서의 승리는 자신이 행복한거고


패배는 불행한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릴때는 돈만 많이 벌면 행복할줄 알았지만


골방에 십수년을 틀어박혀서 공부하다가 돈을 잘벌게 되면 행복할까


이런 생각은 항상 해왔던거같음


최근에 좀 아팠던 적이 있는데 내가 나이가 들고 아플때


옆에 아무도 없으면 너무 두려울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언젠간 결혼도 하고싶은데 이렇게 늦어버리면 평생 혼자 살지 않을까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중학교때 사귀었던 첫사랑이 내가 성적떨어지고 방황하면서


헤어질때 했던 말이 “나때문에 성적도 떨어지고 너한테 방해가 된것 같아서”인데


물론 내가 눈치없고 매력없다는 말을 대신한 핑계지만


그 뒤로 만난 애는 건대 수의대던데 거의 8년째 만나고 있더라


그냥 모든 문제가 내가 공부를 못해서로 귀결되는 것 같고


사실 초등학교1,2학년때 반에서 꼴찌 가까이 했던 내가


초3때부터 전교1등을 안놓치게 된 것도 걔때문인데


걔랑 짝궁됐을때 내가 아무것도 모르니까 옆에서 알려주던거


그걸 보고 옆에 애들이 놀리던거


그래서 내가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를 해봤고 


생각보다 성적은 쉽게 오르더라


우연스럽게 내가 공부를 못해질때 걔가 떠나갔을 뿐인데


이런 미약한 계기조차 연결짓는건 내 핑계인가 싶기도 하지만


결국은 내가 이번 수능을 안친다고 행복할 수 있을까?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을 도저히 못내겠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미 망해버린 인생인데 다시 살고싶다


아니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어떡해야 할까요..


우울하기만 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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