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기차 [477377] · MS 2013 · 쪽지

2024-11-02 23: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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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병신에게 먹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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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상에 앉으세요.


1. 연례행사

수능까지 올릴 칼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한 편 한 편을 준비하며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떤 이야기가 학생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까?


요즘 목표 달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으며 불안해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모순적으로, 수능이 다가오니 공부를 더 안 하게 된다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매년 이맘때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연례행사와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모습도 이와 같지 않나요?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무의식

불안이라는 감정은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누구나 겪는 감정입니다. 이 불안은 단순한 긴장이 아니라, 여러분의 무의식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이 무의식이라는 친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과는 다르게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의 목적은 단기적인 고통에서 여러분을 보호하는 것이죠.


즉, 무의식은 “지금 힘든 이 상황을 피하면 내가 더 안전할 거야”라는 식으로 여러분을 설득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무의식은 목표를 바꾸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문제는 그 방식이 회피와 합리화라는 것이죠. 이러한 불안과 무의식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서 공부를 포기할 핑곗거리를 찾기 쉽습니다. 그래서 수능이 다가오면서 점점 더 공부를 손에 놓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무의식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는 순간들을 깨닫고, 의식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능이 몇 개월 남았다면 이전처럼 의식적으로 대처하는 여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렸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능이 12일 남은 시점이죠. 그러니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3. 책상

그냥 공부하세요. 남은 기간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병먹금(병신에게 먹이 금지)이라는 말이 있죠. 커뮤니티에서 누군가 어그로를 끌 때 굳이 거기에 말려들지 말고 무시하라는 의미의 말입니다. 생산적이지도 않은 싸움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죠.


여러분의 부정적인 감정에게도 똑같이 대처하면 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라는 것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되, 그 감정에 대해 탐구하고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머릿속에 복잡해지고 그 복잡해진 감정을 풀려고 시도하다 더욱 얽혀버리게 되기 때문이죠. 


그냥 책상에 앉으세요. 

하기로 한 공부를 그냥 하세요.


오늘도 내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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