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도 국어 문학 분석 [2탄 - 잊음을 논함]
게시글 주소: https://io.orbi.kr/00066548165
2탄입니다.
1탄에 대한 반응들을 보고, 쓰고 있던 글을 몇번 더 고쳐 보았습니다.
1탄: https://orbi.kr/00066548165
"잊음을 논함"
이번 수능 쌍두마차 중 한 지문입니다.
괴랄한 문장 구성에, 무슨 이중부정을 선지에까지 넣어두는 악랄함에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하셨을 듯 합니다.
난해한 수필을 조금이라도 "쉽게 푸는 법"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지문을 보자마자 1문단부터 이중 부정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대부분 여기서 막혀서 "잊음을 논함" = "싸이코 지문" 으로 생각한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근데 사실... 여기는 그렇게 꼼꼼히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필에서 "그 말이 옳을까?" "과연 그럴까?", "보통 그렇게 생각한다" 같은 말, 보신적 있나요?
이는 모두가 O를 외치는 "통념"이 등장하는 부분을 표시하기 위한 말입니다.
과연 진짜 통념인지 한번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이해가 될 듯 하다가도... 빨간 글씨는 여전히 이상하죠.
왜냐하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을 잊으면 안되니까요.
사실, 이는 글쓴이가 통념이 이상함을 알리기 위해 삽입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뒤에 "그 말이 옳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고의적으로 글쓴이가 이상하게 적은 부분을 붙잡고...
"왜 해석을 다 했는데도 이상하지? 뭐가 문제지"...하면 안됩니다.
일단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수필의 구조를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필은 이 3단계를 기본적으로 따릅니다.
통념에 문제가 있어서, 그걸 부수고, 필자의 깨달음을 전달하려 하지만, 통념을 깨는게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통념을 부수려고 드는 예시, 개념 등은 매우 어렵거나, 특이한 상황이거나, 희귀한 경험입니다.
지금처럼 어렵게 나왔다고 해서 걱정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럼, 수필 해석은 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글쓴이가 이야기하는 "깨달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렇게 어렵고 난해한 수필 지문이 출제되는 경우 오히려 모르는 문장 붙잡고 해석하는게 손해입니다.
모르는 문장 붙잡고 해석하는건 "깨달음"이 들어 있는 문장만 하면 됩니다.
대부분 깨달음이 들어간 문장의 경우 통념이 부서진 후 나오니 그때 집중해서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앗, 그럼 아까 1문단 마지막에서 통념이 깨졌던거 기억 나시나요?
바로 2문단 맨 처음을 보면,
한 문장만에 깨달음이 등장합니다. (물론 평상시엔 이 정도는 아님)
빠르게 파악해서 통념 문장을 넘기고 2문단을 보면 1문장으로 주제를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도 이중 부정이지만, 이중 부정은 시간 들여서 풀면 되거든요.
"깨달음"이 직접적으로 들어있는 문장이니까요.
그럼 이제 지문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고 방식을 따라와 주세요..!
[1문단]
첫 문장은 그래도 해석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글의 처음이니까요.
잊는 것 = 병 x, 잊지 않는 것 = 병 O (첫 번째 문장)
뒤에 나오는 문장은 어려워서 이해는 안 갈 수 있으나, 접속사가 "그렇다면~"이므로 앞과 동일한 이야기네요.
이후에는 "그 말이 옳을까?"를 통해 앞의 이야기 부수는 중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에 나온 개념을 글쓴이가 다음 문단부터 반대하겠죠?
[2문단]
~겠느냐? 하고 자문자답하며 강조하는 것 보니 중요한 부분이네요.
이중부정을 풀어버립시다.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함 => 안 좋음
기억해야 할 것을 잊음 => 안 좋음
그럼 잊어도 좋을 것이랑 기억해야 할 것은 뭔지 뒤에서 알려줘야겠죠?
이런 사고 흐름을 가져가 줘야 합니다.
잊어도 좋을 것 예시 - 아름다움, 좋은 소리, 화려한 집 = 외면적 가치
[3문단]
마찬가지로 사고 흐름을 끌고 오면, 이제 기억해야 하는 것 찾을 차례네요.
기억해야 하는 것 예시 - 효심, 충성심, 의로움 = 내면적 가치
[4문단]
핵심 다 나왔으니, 이제 대부분 부가설명이겠죠!
'먼 것을 ~ 본받을 것을 잊는다' = "그러나", "하지만" 따위의 접속사 없으므로 그냥 흐름에 이어지는 예시입니다.
패스해버리고 뒤에 다음 문장을 봅시다.
내적인 것을 잊음 -> 외적인 것을 잊을 수 없어짐 -> 내적인 것을 잊음
이런 과정은 정리해서 파악해 줍시다.
새로운 부가 설명이 핵심 문단 뒤에서 등장했다는 것은 출제될 운명이라는 것...
[5문단]
"그렇기 때문에" = 4문단 과정의 결과 -> 당연히 안 좋을 것
"잊어도 좋을 것과 잊지 않아야 할 것을 아는 사람"이므로 좋은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 => 내적인 것/외적인 것 바꿀 수 있죠.
그럼 또 재진술이지만, 해석은 쉬우니 가볍게 읽어는 주고 패스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게도 "잊어도 좋을 것과 잊지 않아야 할 것"을 잘 판단함.
핵심 문장 뒤 부가 설명인데 새로운 내용이면 출제될 내용이라는 점...!
기본적으로 이런 사고 흐름을 따라 오시면 좀 편할 것 같고, 어려우시다면 연습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통념(문제점 발견) -> 통념 깨기 -> 핵심 깨달음 -> 부가설명 구조!!
쉬운 말로 전환을 머릿속으로 하기 어려우면 비문학 풀듯이 풀면서 간단한 도식 필기를 추천합니다.
어려운 단어를 자신이 쉽게 쓰는 단어로 바꿔둔다던지, 이중부정을 풀어놓는다던지요.
그럼 지문을 봤으니... 간단하게 선지 하나만 딱 볼까요?
정답률 36%, 4번 선지 정답 선택률이 아주 높은 27번입니다.
그 중에서 정답인 5번 선지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 4번 오답 선택률이 높은 이유가... 5번이 정답같이 안보여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이중부정 문장은 꼭 풀고 생각합시다.
"예의나 분수를 기억해야 함에 주목해 기억하는 것이 병이라는 깨달음을 드러내는군"
엄청 쉬워졌습니다.
어라, 근데 긍정적인 가치를 기억하는 것을 통해 기억이 병임을 증명할까요?
사실, 이렇게 논리적 오류가 있기에... 지문을 읽지 않았더라도 정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진짜로 23년에는 굉장히 논리적 오류 선지가 많이 보였어요.
지문을 읽지 않았더라도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는 선지는, 최대한 빨리 찾아내 시간을 아껴 주셔야만 합니다.
정답이든 오답이든 말이죠.
음...일단 2탄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려웠던 지문인 것은 맞지만, 또 한편으로는 주제가 명확한 지문이였습니다.
이 뒤에는 이제 마지막, 할매턴우즈를 한번 짚어볼까 합니다.
다들 어려워하시는 세트니까... 열심히 구성해 오겠습니다.
3탄도...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교수를 택할 예정입니다. 강사 생활이나 자료 제작 팀에서 일 하다가 학부 졸업하고...
-
현역 충북대떨 재수 동국대 삼수 외대떨
-
키:157 몸무게:78 국수탐탐 등급:8848 쪽지 기다리고있겠습니다
-
https://youtu.be/-JviOqV3Kgc?si=5uRTB1uvaIL_LYu...
-
T1 1
1557
-
기본 5만원 칭찬해주기 5000원 밥 같이 먹어주기 2만원 아침 기상전화하기 1만원...
-
작년 백분위 6/9/수능 순으로 96/99/88(ㅅㅂ..)이고 수능때 현대소설이랑...
-
건부 찢겨서 이젠 니네가 희망이야 제발
-
잭스 왜 저럼? 태산이네 임팩트 ㄹㅇ 아파신한테 직스는 왜 주는거임 직스 대처도...
-
가정교육과? 지리교육과?
-
제이스랑 이즈는 영원히하지말자 마오도 아닌거같다
-
국어는 2컷만 맞고 미적 만점, 쌍지 만점, 영어 2등급, 제2외 미감점을 위해...
-
신카이 마코토 4
좋아하는 사람 없냐 모든 책 애니 n번 봤는데..
-
일주일 정도 10-12 시간 잤는데 욕 먹음..
-
동사 기출 0
기출 풀고 백건아 시니어 주니어는 풀 예정인데 시그널 기출도 풀어야하나요??
-
50점보다 0점에 가까워~
-
근데 그래도 1
재수안하고 그냥 지방대학갔으면 자격증이든 외국어공부든 할생각없이 4년동안 놀기만...
-
설대 메디컬 목표로 공부하려는데 화1을 하나 끼고 생1, 지1, 생2 중 1개...
-
아니 왜 져… 6
티원 해줘ㅠㅠㅠㅠ
-
이거개웃기네 8
-
나의 인생 목표 3
예쁘고 상냥하고 지적인 누나한테 장가가기
-
제오구케 맛갔네 5
뭐하냐
-
이이이이
-
고딩 내신때부터 4년동안 영어 유기하다가 최근 한달 삘받아서 day26까지 외움...
-
내신기하대비로 싸게해준다고 비벼보면 잡히지 않을까?
-
공부하다가 힘들 때 보통 뭐함? 난 취중독서 하는데
-
EBS 연계 처음 시작할라는데 누구께 좋을까?
-
뭔가 그냥 내머리속에 있는걸 글로 꺼내는게 뭔가 어려움 애들 가르칠때는 속사포로 나오는데
-
코로나때 방구석에서 웹소설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
짤녀예쁘면자러감 5
-
...
-
반수생들 봐라 8
니가 한 선택이고 이미 저지른거 끝까지 후회없이 달려라 ㅈ같은건 어쩔수없는거고...
-
3 0
수정 예정
-
님들 ㅈㄴ 급함 5
한완수 1권부터 과외하는데 한완수 1권이랑 한완기 같이함 아니면 3권이랑 한완기 같이함
-
어떻게 그리 오래함? 난 뭘 하든 동기부여가 안돼서 못하겠던데
-
우웅 2
웅우
-
ㅇㅈ해주세요 4
심심해뇨 인증해주세요
-
본인은 19살 고딩임 상대는 24살이고 군대 갔다와서 대학 다니고 있음 내년에...
-
진짜 거기감 어케아냐고? 묻지마라
-
ㄹㅇ임
-
경영학과 가고싶어졌는데 수학 영어는 쭉 3등급이고 생기부는 심리학과꺼로만...
-
스카이에서 영어잘하는애들 다 12특 ㅋㅋ
-
개념기출 등등 상반기에 일찍이 끝내고 사탐 격일로 2시간씩만 했더니 수능 2 3 나옴 ㄹㅇ...
-
진짜오늘같이 17
죽고싶은날이오면 최소영향일주일은가던데 ㅋㅋ
-
도박마 시원시원한 액션과 스릴 넘치는 두뇌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고? 뿌슝빠숑뽀숑
-
아무거나 ㄱ 클래식 음악 관련된거면 성심성의껏 답해드림
-
머 딱히 눈에 거슬리는 옯붕이는 아직까진 안 보였지만 설령 있다해도 차단하면 먼가...
-
심찬우 0
7월 프리패스 결제하면 수능 끝날때까지 들을 수 있는건가 션티 윤성훈 크럭스 강윤구
-
나 잘하는 과목도 없는데 뭘 믿고 수능까지 버팀??
강의 안 보셨다고 하셨는데 평소에 문학 분석하는 방법도 올리면 유익할거 같네요
생각해 보겠습니다.ㅎㅎ
그냥 올리면 된다는 마음으로 올리면 안될 것 같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어제 저 수필 읽고 뇌정지 왔었는데 이해됐어요!!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