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말이긴 한 것 같지만 노력에 대해
게시글 주소: https://io.orbi.kr/0005356721
노력에 대한 글에 댓글들 중에 이런 댓글들이 보이는데요,
'노력만 제대로 했다면 n등급 이내엔 다 든다'
'노력으로 안된다고 하는 건 노력 안했던 놈들의 변명이다'
라는 댓글들이 저는 특히 눈에 거슬립니다..;
물론 노력이 결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는 점은 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상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입시 제도라는 틀 자체가 순수한 노력을 통한 성장만으로 결과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특히 그 가장 큰 원인은 '상대평가'에 있습니다.
제가 상대평가를 '차별을 만드는 ~~한 정책'이라면서 비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제한된 자리에 무수한 지원자들을 적절히 배치해야하는 입시 제도의 특성 상 상대평가가 기준이 되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상대평가로 모든 사람이 고평가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떤 특정 요소만으로 우위에 설 수는 없는 제도'가 입시제도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어느 정도의 올바른 노력을 하면 학생이 n등급 이내에 들 수 있고, 역으로 n등급 이내의 학생은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모 회원님의 가정을 봅시다. 이 가정은 상대평가라는 제도 하에서 어느 정도 모순된 가정입니다. 이미 n등급 이상의 학생은 포화상태인데, n등급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이상의 노력을 해 온 학생들이기에 n등급을 차지했다는 것이 위 가정의 의미일 것입니다.
한편, 어느 정도의 노력을 통해 n+1등급의 학생이 n등급으로 성적을 향상시켰다고 생각을 해봅시다. 그런 경우 기존 n등급자 풀에 있던 어떤 학생은 n+1등급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2~3점 단위의 문제들로 구성된 탓에 한 두 문제로 등급이 가려지는 고등급자 풀의 경우 그런 현상은 실수나 개인의 당일 상태로 인해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역으로 개인의 운에 의해 n+1등급의 학생이 임의로 고른 문제를 맞춰서 n등급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구요.
만약 처음 둔 가정이 맞고, '노력하면 된다'는 클리셰에 현혹된 수험생들이 모두가 최대의 노력을 한다고 하면, 이 문제의 모순은 더욱 커집니다. 모두가 일정 노력을 했는데도 모두가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에게 차별을 두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개인의 역량과 운, 시험 당일의 상태겠죠. 그러한 '비 노력'적 요소들로 인해 같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앞서 든 가정은 그러므로 어느 정도는 맞으나, 어느 정도는 틀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긴 말이었습니다만, 결론은 이렇습니다. '어느 정도의 노력'이라는 말만 하면서 개인의 차이로 인해 목표를 이루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비판하고 있는 그 사람이 절망한 이유가 단순히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인지, 또는 노력과는 별개의 변수로 인해 바라던 결과를 이루지 못한 것인지는 여러분이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더더욱 비난을 자제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고, '패자의 변명(특히 이 '패자'라는 호칭도 매우 역겹습니다)'이라느니, '노력도 안해본 놈이 아는 체 하지 말라'느니(당신이 노력으로 성장한 경험도 수많은 경우 중 하나에 불과한데 그걸 일반화시키는 것도 '아는 체'입니다.) 하는 말들을 줄일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을 제발 좀 고려해주시면 하는 바람에 글을 씁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전기 치료 한 자국 봤는데 내가 아픈데만 빼고 다 붙였네 ㅋㅋㅋㅋㅋ 어쩐지...
-
오늘도… 0
도서관 문 열때 들어와 문 닫을때 나간다 항상 같은 자리 항상 같은 밥을 먹고 집...
-
쳇 0
요즘 체스가 재밌네요
-
생길 틈이 없을것 같아서 그랫슈 그리고 본투비 모든게 귀찮은 귀차니즘 만랩 닝겐이라
-
그냥 단체로 연대 입학처에 전화해서 조발해달라고 눈물호소한다면? 0
불안하니까 별의별생각이 다드는 정시러예요
-
약대니까
-
자퇴방법아는사람 0
학교행정실 직접 가는 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요? 고대입니다
-
안시호 성기공 부엉이 냥기공
-
높공이 아니니까
-
서울대 301동의 옥상은 해발고도 258m (남산 270.9m)
-
리트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학생들이 많아, 이에 대해 정리한 칼럼을...
-
헬스인 특: 1
펌핑됐을 때 몸이 내 몸이었으면 좋겠음 ㅋㅋ
-
반수 방법 고민 0
현역 언확쌍윤 13212 나왔고 서연고 상경 목표로 반수하려고 하는데 1학기에는...
-
앙의~
-
기가차드 3
요즘 이게 유행이래요...
-
내신관리 어케하는거죠 중학교 때 내신으로 피말리는 일기토 뜨다가 이 짓거리를 대학...
-
한양대에 존재하는 모든과(메디컬제외)중 가장 멋있는, 가장 간지나는,가장 낭만있는...
-
가갑자기 14
퍙생 연애를 못할 것 같음....
-
한양대 0
보통 조발 언제쯤하나요?
-
걍 그당시 젤 어린태그여서 달았다가 미자가 어캐 뱃지달았냐 소리도 들었는데 이젠 05가 21라니..
-
먼가잘하고싶은욕구가
-
생1이랑 지1 외워야하는 내용 = 암기량이 뭐가 더 많은지 일반적으로 백분위 98,...
-
그 사람이 피카츄와 한팀이 되어 싸우고 전기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장면이...
-
한양에게 고함 0
서성한중을 노리는 중앙대에 맞서기 위해선 내일 발표하는 중앙대에 조기발표로 맞불을...
-
강의 실력이나 교재나
-
편의점 알바 오전 8-10시에 면접방문 가능하냐는거 테스트임? 3
몇시까지도 아니고 오전 8-10시에 라는건 심리테스트임? 8시까지 가야는거야 뭐야
-
신환회 가야하네 2
환영 안 하는데 왜 가야하냐
-
월 300 현금흐름 만들고나면 학교 자퇴하고 집에서 술 오르비 담배 게임만할텐데...
-
ㄹㅇ할게없네
-
물1 고2)배기범 필수본,1순환,기범비급vol1,마더텅,기출의...
-
쌍사 6
쌍사를 하지 말라고들 하는 이유가 뭘까요?
-
현직 개원의 입장에선 갈등 지속될수록 개꿀빨기때문 ㅋㅋ 의대생들 졸업 하지마라~...
-
안돼 안그래도 하루가 10년같은데 한 200년 더버텨야한단 말이잔ㄹ아....
-
들어보신분들 후기 좀 적어주세요.!!
-
이거 왜 이러냐
-
난시인 분 있음...? 13
이거 불치임? ㅠㅠ 안과 가보려고 하는데..
-
1. 무언가를 공부하기로 결정한다 ex)수능, 토익, 자격증, 전공 등 2. 신나게 감상한다
-
높공이 유지될지 아닐지 아무도 모름 컴공 화공이 이렇게까지 망할 거라고 5~10년...
-
예비 고1이고 노베에여
-
군필6수레츠고 8
슈냥의뒤를따르겠다
-
아주솦이라도 옮기려고함 솦은 학벌 덜본다해서
-
편의점알바 면접 결과 문자로 알려준다는거 떨어진거임? 2
저녁에 알려준다면서 답장이 없어 시벨 점장
-
ㄹㅇ... 사실 서울 외곽도 좋지만 서울 중심지에 자가를 갖고 싶음 아직 20대인데...
-
줄임말이 진짜 편하긴함 근데 장성군,강진군,장흥군,담양은 진짜 처음들어본다 곡성은 영화때문에 알고
-
다 과탐 난리나서 서성한밖에 못가는 사람이 한트럭이거든
-
왜 굉장히 오래전 일같지... 마치 23 24입시 때의 일인 것 같음
-
저 지금 라면 먹을건데 라면 끓는 도중에 참치 넣어요? 아니면 마지막에?
.
노력만 했다면 N등급안에 반드시 든다 ㅇㅇ 걍 자기는 어느정도햇고 그등급이 나오니 그런말을 하죠 ㅋ
자기보다 낮은등급이 자기보다 많은 노력했을수도있다라는 생각을 안해보니
노력은 최대한 자기가 할 수 있는데까지는 올려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다음은 진인사대천명. 하늘에 맡겨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