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맞이하는 독학재수 후기
게시글 주소: https://io.orbi.kr/0005141139
수능 전에도 오르비에서 꽤 활동했는데
제 닉이나 제 글을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항상 수능 전후로 활동하는 사람의 닉이 물갈이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살아남아서 다행이군요 ㅠㅠ
오르비 괴수분들에 비하면 미약한 점수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한것 같아 후기를 올려봅니다.
작년 초 아주아주아주 힘든 시기를 겪은 저는 독재를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인 즉, 작년 수능 총 표점합이 503점이 나왔고
이과로서는 아주 치명적인 12233, 그러니까 과탐이 수능에서 무너져 버립니다.
즉 표점 실질 반영비율을 고려하면 표점 500대보다도 훨씬 못한 점수가 떠버린겁닌다..
제 고3 피크성적이 390대, 일반적으로 370후반~380대를 왔다갔다 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매우 형편없는 점수고 이 현실을 인정조차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실제시험에서의 멘탈은 매우 약한 편이었고, 수능은 '당연하게도'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메가 기준 510이고, 작년보다 만점 표점이 꽤 감소한 걸 감안한다면
성공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탐구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정시의 문은 좁은 것 같았고, 수능이 끝난 직후에는 아무 생각없이 시간만 보냈죠.
탐구 반영비율이 아주 적은 육군사관학교에 다행스럽게 합격하였고,
육사의 가입교 기간은 제 1년 독재생활의 큰 도움이 됩니다.
육사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는 제 작성글 중 '독재생입니다.' 에 아주 간략히 나와있는데요.
이 글은 수험생활 전반에 대해 짧게 서술한 글입니다. (제 오르비 첫번째 글이에요)
요약하자면 수능 전에 육사에 대해, 즉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못했고
가입교 기간을 달리다 여러 상담을 거치고 자퇴를 결정합니다.
상담을 한 분대장생도님께서 '성공해서 찾아오라.' 는 상남자 스타일의 말이 1년동안 지칠 때의
제 마음을 달래 주었습니다 ㅋㅋ
지금까지 굉장히 평이하게 썼는데, 육사 입교부터 자퇴,
그 직후에 부모님과의 마찰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공부도 즐겁게 하던 제가 올 연초에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많이 자살생각을
했습니다 ㄷㄷ...
그리고, 저는 수능 직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빨리 해결해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사귀어본 여자친군데, 이렇게 어이없게 무너지나... 생각을 하고 한탄스런 맘으로
연락을 했죠.
폰도 없었던 저는 페메로 꾸역꾸역 연락을 넣는데, '읽음' 표시가 뜨고
수 시간이 지난 후에, 답장이 왔습니다.
자퇴에 대한 놀라움으로 문을 연 장문의 글은, 기다릴게. 라는 말로 마무리가 되더군요.
이 때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ㅠㅠ
아주 놀랍게도, 독학재수의 가장 큰 적 외로움을 착한 여자친구 덕분에 느껴본 적이 없게 됩니다.
오르비 검색에서 입시에 연애는 직빵 헬게이트다. 라는 글을 많이 보고,
중간에 깨지면 어쩌지,,, 실제로 싸우기도 많이 싸워서 힘든 나날도 있었지만
모든 난관을 다행스럽게 헤쳐 나가고 곧 1년입니다. (오르비언님들 죄송해염;)
저는 비록 독재생활을 성실하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애도 했고, 공부 안하고 컴하면서 하루를 때우기도 하고, 독서실에서 꽤 자고)
하지만, '기상시간' 만은 꼭 지켰습니다. 6~7시인데 아마 단 한번도 이 시간보다 늦게
일어난 적은 없었을 겁니다.
이는 나름의 규칙적인 생활에 도움을 줬고,
'기출만능' 에 입각한 공부로 3달간 쉰 공부를 나름 빨리 복구하게 됩니다.
또한, 제가 자퇴 직후 집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제 현재 상황에 대해 판단한 것' 이었습니다.
모고에서 나왔던 점수가 내 실제점수인가? 아니 점수가 찍혀나왔으니까 실제점순데
왜 수능에서 원점수로 30점씩 까이고 그랬지? 특히 생2는 왜그러지??
눈에 무슨 이상이 생긴건가??
음,,, 역시 멘탈문제인가.. 수능의 순간을 '하나하나 되짚어보자' 평소보다 성적이 떨어진 이유는
'분명히 원인이 있다!' 라는 생각을 거의 일주일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수박 겉핥기식 공부 즉, 공부량은 되었으나 막판에 문제풀이에 너무 집중하여
기본 개념에서 구멍이 난 것과, 특유의 심각한 긴장감이 문제가 되었고,
더불어서 빨리 풀겠다는 압박감에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원인으로 짚고,
독재생 내내 이걸 공략했습니다. 물론 완벽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면 1년동안 충분히 잡을 수 있더군요.
이번 수능에도 약간의 어긋남은 있었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발전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글중에 '수능에 가까워 남기는 뻘글 (재수하면서 느낀 것) + 의지부여' 란 제목의 글이
남은 제 독재생활을 꽤 잘 설명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막판스퍼트' 공부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이번 수능은, '오히려 그냥 모의고사를 치듯' 스무스하게 시험을 보게 됩니다.
충격적인 물수능 공포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수가 적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을 이용해 빠르게 적은 글이라 두서없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질문은 환영이니 쪽지나 댓글이나 다 받습니다 ㅎ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 묵묵부답
-
아니 ..수능 처 망치고 백수처럼 살다가 오랜만에 헬스 조지거 왔는데…...
-
+진짜 2011년생 응애인 거 인증 살면서 토익 3번 쳐봄
-
나가서 벌어서 책사 추찹스럽게 뽑아쓰지말고 씹새끼덜아
-
스카에서 한숨소리 나면 ㅅㅇ소리착각하게 들려옴 다 공감할듯
-
헌급방 걸리면 살@자 말릴듯
-
어느 대학까지 갈 수 있을까요?
-
잘자요 4
굿나잇
-
좆 됐 다
-
네임드 학원인데 가르치는 건 아니고 채점, 교재 만들기 정도에 최저 시급이에요,,...
-
TEAM 04 모여라 10
이번 수능 잘보셨으면 올해 원서까지 잘 써서 가시고 못보셨으면...내년엔 같이 꼭...
-
team 04 모여보자 14
다들 살아 있지? 자자 기운 내고 군대 갈 사람들은 안전히 다녀오고 사수는 제발 성공하자
-
허허허
-
딸기 한그릇 얻어먹음 사랑한다.
-
걍 낼 수시 발표 했으면
-
본인 내년 계획 0
건동 낮공도 안되면 부대 전자 쓰고 삼반수 갈기 것
-
80살에 수학 기출킬러 특강하고 강k 섭렵하고있으면 개 힙할듯 오르비 대주주고
-
그러길래 나 : 20년 전에 아빠가 피임안한 그 날 밤부터인것 같아요 라고 했다가...
-
못알아듣겠음
-
내가 찾는건 대의를 가진 인물이야
-
주변인들이 모두 감탄하던데
-
지듣노 1
이무진-에피소드
-
99점 채우고 공군 떨어지면 내년에 모든거 불태우고 수능 그만봐야지
-
해병대였네 소리 개키우고 릴스 보신다
-
노래방 갈까 5
이골목미친사람이된다.
-
국어(화작) 49 수학(미적) 90 영어 4 생윤 86 사문 86 백분위...
-
기능사시험 결과도 나오니,, 예비군 봇치가 응원함뇨
-
이제 들어가려고 했는데 안 하고 있네 까비
-
금테 달았습니다 13
많은 오르비언분들 관심과 마음씨 착한분들이 올려주셨네요 ㅠㅠ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중딩때 잠깐하고 노잼이라 접었는데 안 하는애 찾기가 힘드네;
-
새기분 독서는 인강안듣고 혼자풀고 새기분 풀면서 강기분 독서 복습중인데 내년 커리...
-
잘놀앗다 4
촤하핫 내일 학교안갈래
-
어디갔노.. 가지마라
-
연계 공부 안 했다는 가정하에 몇 분 안에 푸는 게 best인가요 독서론 포함
-
보룡인 3
??왜클릭
-
미적 27번 1번 1/36 2번 1/18 이잖아요 근데 답은 1번인데 가채점표에...
-
저는 이번 학기에 '인공지능 윤리'라는 제목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과학 철학을...
-
전 씹덕 아님 14
프사는 예뻐서 주워 쓰는 거임
-
책읽어요 4
재밌을거같아요
-
키빼몸 다들 머임? 30
전 113
-
희망하는 과는 전전입니다!
-
책책책 1
책을 읽읍시다
-
아무튼 내가 한거 아님
-
77,000원 너무 아까운데
-
1. 고2 정시파이터 선언 초기 오전 5시 30분 기상 학교 5시 45분 등교 수학...
-
걍 돌파해
-
그런 건 없더라고요~
-
메가패스 환급에서 광운대 명지대 환급되는지 질문드려요
-
친구가 물어봄
독재성공 멋지네여
감사합니다 ㅎㅎ
수만휘에서 과탐 답맞출때 봤던분이었던것같네요 ㅎ독재성공 축하드립니다.
수능 후에 님 닉을 좀 봤었는데, 점수가 어마어마 하시던데요 ㄷㄷ
수능전에 님 글 읽고 많이 도움 됐어요 저도 독재했고 이번에 연공 노리는중이에요 실례지만 어디학교 희망하시나요
연고대 자과대에 도전해도 좋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미 성대 공학계열 논술을 써버려서,,, 일단 지켜보는 중입니다.
재수를 결심한 현역입니다.
질문합니다 극도의 긴장감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현역에 비해 실전모의 푸는비중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그리고 긴장을 안할수가 없으니까 일부러 시험전에 긴장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축하드려요!!!!!!!!!!!!!!!!!!!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