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신해철이 무식한 어른들에게 전하는 말.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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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에 오타가 많아서 아는 범위에서 수정함 (양해를...)
<본 내용은 신해철이 디제이를 하던
라디오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 2008년 5월1일 방송분입니다>
<사연>
한 학생이 15살
때부터 철학책을 읽으면 철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함. 허나 부모님은 철학과 나오면 뭐 먹고 사냐면서 선생님이 되라고 하심.
주위 어른들도
철학 공부 왜하냐고 함.
그런데 여기서 사연을 보낸 학생이 짜증 나는 것은 사연 보낸 학생의 엄마가 주위 친구들한테 우리 딸이 철학과
진학 안하고
사범대 윤리교육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다니까 주위 친구들이 다행이라고 잘 생각했다고 함.
사연 보낸 학생은 내 인생인데
왜 내가 살겠다는데 참견이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함.
故신해철 ※ 음성 지원
주의
"이게 이제 대표적인 어른 아이의 오류인데요.
그 아이들은 편견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사실을 직관적으로
보고... 아, 이게 나에게 중요하구나.....
말하자면 살면서 철학이 좋았다고 말 하시지만, 뿐만 아니라 음악이 찡하게 나에게 와 닿을
때 만화를 보고 감동 받았을 때
땀을 흘리면서 땀이라는 게 너무 좋구나라고 느꼈을 때 내 삶에 뭔가가 다가와서 나를 탕 때린다는 것은
뭐가 중요한 게 거기에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편견에 가려져 있어서 그런 것들을 보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좀 더 노골적으로 얘기 해 볼게요.
예를 들어 한 반에 열 명 정도 있다고 쳐요. 그러면 그 반에 몇 명 정도가
공부를 잘한다고 치는 걸까요?
음... 저는 열 명이면 한 명 정도라고 봐요 열 명중에 2등은 아니라고 보고 열 명중에 10%
정도만 들어갔다면 잘했다고 봐요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어떤 문장을 얻을 수 있죠? 우리 부모님 중 90%는 공부를 못한 분이라고 볼 수
있죠.(웃음)
그러니까 자식들한테 공부해 공부해 이러는 사람들은 90%정도 되고 공부는 뭐 너 알아서 하는 거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10%정도 돼요
근데, 그 90%가 누구냐고 하면, 제가 너무 단정 지으면서 말하는 것 같고 못되게 말하는 것 같겠지만 무슨
말씀인지는 알아 들으실 것 같아요...
학교 때 공부 못했던 사람들이에요. 그니까 공부를 잘해본 적도 없고, 공부를 잘하는 요령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되는 게 공부고, 진로를 이렇게 이렇게 해서 가야 된다는 것들을 모르신다는 거죠. 그러니까 주워들은 게....
지금 제가 우리 부모님 욕하는 것 같아서 되게 민망한데 노골적으로 까고 얘기해 보자구.
우리 부모님들 중에 90%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했다.
그리고 '의대나 법대 이런 데를 나오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라는 정보' 만 어디서 주워 들으신 거지.
실제로 의사나 법관이 될만한 점수를 따본 적도 없고 그런 공부를 해본 적도 없고 그런 수준에 접근해 본전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아들이나 딸들한테 할 수 있는 소리가 "공부해"
왜 공부를 해야 되는지 합리적으로 설명
못해주니까 자기가 느껴서 아 이래서 공부를 해야겠구나 공부란 즐거운 거구나
이런 걸 얘기해줘야 되는데 이런 소리를 못하니까 애한테 하는
소리가 뭐냐면
"너 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굶어죽는다"
겁주는 것 말고는 할 얘기가 없는 거야. 그니까
얼마나 무지하면 철학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냐고요 진짜 깝깝한거지.
근데 무지한 것을 무지한 거라고 애기를 하지 못하면 그런 세상을
뭐 라려고 살겠어요.
그러니까 철학과를 진학한다는 게 뭐 모든 학문의 기초 이딴 얘기 빼고라도 교직 진출율이 높은 과에요. 엄마 선생님
되기 원한다며?(웃음)
철학과에도 교직 이수 과정이 있고요, 철학과 출신들이 언론방송계통, 교직계통등 철학과들이 잘 가는 과들이
있어요.
근데, 철학과 나오면 굶어 죽는다라고 말하시는 분들하고 3분만 얘기하다 보면,
아니, 뭐 미아리에서 돗자리 깔고
점보는 거 아니냐고 얘기 하면서부터....(웃음) 이거 심각한 거에요
그러니까 이게 근본이 없는 나라가 돼서 그런 거에요
우리나라가 지금. 그니까 근본 없이 정신 없이 표류하는 나라가 되니까.........
철학을 비웃는다는 건 가족으로 치면 조상을 비웃는
거거든요 내 부모, 내 할아버지 내 조상 없이 내가 어떻게 여기 있을 수 있겠어요?
근데, 철학과 나와서 뭐 먹고 사냐 뭐, 이랬던
사람들....
저기 저도 철학과 졸업은 못했는데 저 철학과 갈 때 주위에 비웃던 사람들, 말린 사람들 되게
많았거든요?
거기 나와서 뭐 먹고 사냐고 하면요. 그분들이 어쩌면 맞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제가 철학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철학과를 갔기 때문에 내가 음악을 하고 있던 뭘 하던 지금 내가 뭘하고있는것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죠.
근데, 그것 보다 더 확실한 게 있어요.
'내 주위에서 철학과 나와서 뭐 해 먹고 살래?' 라고 말했던
사람들 중에서 지금 잘살고 있는 사람 한 사람도 없어. 악담 같이 들리죠?
근데, ㅈ도 모르면서, 인생 ㅈ도 모르면서 잘난 척 하면서
"야 철학과 나와서 뭐 먹고살래?"....
이 지금 한국 사회가 아무리 지금 표류하고 있는 사회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일반적인 지식
소양이나 사회에 대한 인식,
그리고 사회 정세에 대한 판별 등이 기준치 이상이 되는 사람이면 철학을 그렇게 비웃지를 않아요.
그리고
그 과를 가면은 이쪽으로 저쪽으로 굉장히 연결 지어지는 고리들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유리한 게 있는 거거든요 분명히...
자격증
자격증 하면서 먹고 사는 거? 하이고 나는 의대 나와서 의사 시험 떨어지는 것도 봤네....
의대 나왔는데 의사 자격증 떨어지면 뭐 해
먹고 살아...(웃음)
그러면 거꾸로 얘기해서 법대 나와서 사시패스하는 사람들은 뭐 해먹고 산데.
법대 나와서 사시패스 안 한
사람들은 다 굶어 죽었겠네? 아니, 법대 나와서 사시패스 안 한거나 철학과 나온거나 뭐, 뭐, 뭐, 뭐, 뭐 무슨
차인데요.
그러니까 말이죠 죄송한데 진학에 관해서는 사연 보내신 분은 철학과 가고 싶은데
주위 어른들은 철학과 나와서 뭐
해먹고 사냐고 해서 철학과 진학 안 한다니까 엄마 친구 아줌마들이 잘했다고 했는데,
그 아주머니들은 그냥 찜질방에서 고스톱이나 치시라고
그러세요. 남의 자녀에, 그것도 중요한 인생이 걸린 문제에 관여를 하거나 충고를 할 수 있는
그런 식견들은 안되시는 것
같고,
음.. 그러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찜질방에서 고스톱이나 하고 있으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텐데
남에 집 귀한
딸애 진학 상담은 왜 해준 답니까?
그... 최소한 얘기가 되는 사람들은 이런 분들이었죠. 저한테도 철학 말리는 분들
중에서도 이런 분들도 있었어요.
아, 진짜 멋있는 학문이다, 한번 해 볼만한 학문이고
근데 그게 이제 실질적으로 사회
진출을 할 때 자격증 있고 안전한 과에 비해서는 잘못하면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될 수 있는 건데,
네가 만약 독하게 맘만 잡으면 그 과를
나오면 모든지 할 수 있는 거겠지, 근데 네가 그럴 준비가 됐냐?
독하게 마음 먹었을 거 아니면 훨씬 더 안전한 과로 골라라 쉬운 길이
아니다 그게.
이렇게 얘기하신 제 친척 분이 한 분 계셨어요.
지금도 굉장히 정확한 어드바이스였다고 생각하는 게 그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그렇게 독한 놈이 아니었고(웃음)
그 과를 졸업하거나 그 과에서 대성 하지 못했어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취직 못하는 과도 아니고 열등한 과도 아니고 그리고 교사가 되기에도 굉장히 적합한 과입니다.
그리고 이 과를 졸업하고
뭐가 되느냐고요? 각 대학의 과 직업란 밑에 보면 철학과 옆에 보면 교사라고 써있습니다.(박장대소)
그러니까 어머니하고 한번 잘
생각해보시고 주변에 좋은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어머니 친구들은 도움이 안될
것 같으시네요. 아주머니들한테는 제가 그렇게 말했다고 전해주시고요.
저기, 찜질방에서 고스톱 치시면 아무도 욕하는 사람 없으니까 계속
고스톱도 하시고.........
점 100 이상은 하지 마시라고 점 100 이상은 잡혀 들어가니까 점 10 해서 스윙 휘두르면서 짝짝 패
맞추라고....
그래 가지고 청단도 하고 홍단도 하고 초단도 하고 아주 스윙 짝짝 맞추면서 철학도 비웃고 윤리도 비웃고 사고도
관념도 비웃고
그리고 우리가 세상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도 비웃으시면서 그렇게 살아가시면서
나중에 90세에서
100세 정도 되셨을 때 저기 강남의 아파트에서 혼자 아파 가지고 누워있으면서 키우는 자식들은 쳐다도 보지않고
몸은 아파죽겠고 혼자서
되게 괴로워서 그렇게 계시면 천장이 내려와서 위로도 하고 문짝이 안아주고 그러면서 마루 짝이 이렇게 슥 하면서 일어나서
"너는
올바른 길을 살아왔어. My Way~~♬"이렇게 노래도 불러 줄 테니까 그렇게 계속 살라고 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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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일찍 가버린 분ㅠㅠ
해철이형님 보고싶어요
해철이형님 보고싶어요
뭐 저도 이런 생각에 좀 더 가깝긴 했지만(끌리는거 하자는 주의) 이분 이야기 들으니깐 좀 더 느끼는게 생기네요
고 신해철씨가 서강대 철학과 출신이시죠
마왕..
ㅠ
인터넷글은3줄이상잘안읽지만
이글은 두번읽음ㅋㅋ
어째서 뉴스에서 해철이형님을 영정으로 뵈야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진짜ㅠㅠㅠ..
형님..
ㅠㅠ
댓글 잘 안쓰는데 한번 써 봅니다. 10대가 아직 인생 전체를 생각하기에는 어린나이입니다.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모르고 자기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릅니다. 여기서는 딸인데 남자라면 군대갔다와서 또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이에 대해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진로의 점수를 받은적도 없었지만 적어도 주위에서 또는 지인들이 밞아나가는 길을 보고 딸에게 미래를 내다보며 더 나은 방향을 제시 해 줄수있습니다. 마냥 이걸보고 부모를 가져다가 무지한 부모라고 욕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일부 부모는 학부모들 사이에 자격지심이 생겨 그럴수도 있지만 그것은 일부부모이고 평균적인 상식선에서 생각해봐야합니다. 내 인생이니 내 맘대로 살게 내버려두라고 해서 진짜 자기 맘대로 살게 내버려 두면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식의 인생은 자식이 산다고 하지만 아직 정확한 분변력이 없고 , 학교, 학생이라는 틀안에 갇힌 사고밖에 할 줄 모르는 자식에게 진로에 대한 적절한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버섯따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평생 버섯이나 따게 내버려 두는 부모는 아니라는거죠....학생은 적절하게 그 수평선을 맞춰야하구요...
공감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신해철님의 논지는 그 부모님들조차 현실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고,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과에 가면 어떤 진로로 빠지는 지도 잘 모르고, 그러다보니 막연하게 주위에서 주워듣고 본걸로 충고를 하신다는 거죠.
마왕님의 라디오를 들을 때마다 느낀 거지만..신해철은 정말 생각이 깊어요. 그가 한 말들을 요약한 글이나 결론만 접하는 일반 대중들에겐 그가 막말을 일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라디오를 통해 매일 그가 하는 생각을 2시간씩 들은 청취자들은 다를 거에요. 그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누구보다 솔직하고 사람에 대한 배려도 넘쳐요(똘끼도 넘치고...) 그래서 참 좋아했는데..아직도 슬프네요
이렇게 훌륭하신 시대의 논객께서 바람같이 가버리시다니..
반성해야겠군
야심한 시각 마왕의 느긋한 중저음이 떠오르네 ㅠㅠ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죠
'학창시절에 공부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라는 말을 하는 어른들중 sky나온 사람을 본적이없음
ㅋㅋ 공감
죄다 대학도 제대로 못나온 어른들일수록..
정작 공부 죽을듯이 해봤던 사람들은 별말 안하는데
자기들은 학생때 공부 안하고 뭐했데
아니면 직장다니면서라도 공부 하시는 어른분들 얼마나 많은데
직장에서 일했으니 파곤하니 발가락만지면서 tv틀어놓고
공부하란말만 꺼내는 분들이 대다수
자신은 귀찮아서 하기싫은것을 넘기는건 일품
그냥 문득 드는 생각... 칼세이건의 코스모스가 그냥 단순 과학지식의 책이면 인기가 없었을 것이다.
철학을 통해 인간이 학문에 개입하기에 앞서 뚜렷한 삶의 기둥을 세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런말빨이면 뭘하든 잘될거같음..
엄빠는 중고딩 전부 엘리트 ㅠㅠ 그래서 저도 잘할줄알고 냅뒀다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