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치(현 법정) 해설 p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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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을 나흘에 걸쳐 올리겠습니다. 도저히 20문항을 한 번에 쓰자니 감기 때문에 체력이 되지 않네요. 제가 워낙 설명을 곁가지 붙여서 상세히 하는 편이라, 한 문항당 대략 20~30분 정도 잡고 해설을 쓰느라 우선 1~5번 먼저 올리겠습니다.
'해당 과목' 간단 약력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법과 정치' 과목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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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과정 개정에서 법과사회가 분량이 많이 줄었지,
사실 정치는 많이 줄지 않았고(거의 보존), 현재의 문제와도 내용이든 경향이든 거의 다른 점이 없습니다.
법정 응시자 여러분들 꼭 정치 문제는 풀어보시길 권합니다(법사 문제야 스킵하신다 해도요).
그리고 이번 기출해설 대회를 통해서 오르비에 제 글을 공개하게 되었는데, 굳이 "잘 쓸게요~" 같은 댓글 달지 않으셔도 좋으니까 무료로 공개되어 있을 때 이거 보시고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상업적 이용만 제외하고요~(오르비에 매절한 저작권이니까요 ㅎ)
공부 많이 많이 해서 꼭 15 법정 다 맞추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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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해설에 딱히 수식이나 그런건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바로 여기에 쓰겠습니다.
<1번 문항>
제시문을 읽어보면, 을국은 갑국에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내세우며 국가의 최고 의사 결정권인 (가)를 존중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면 (가)의 개념은 국가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인 "주권"이 됩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국가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는 국민, 영토, 주권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주권의 특성으로 알맞은 것은 2,3,4,5번에 적혀있는 내용들입니다.
2번은 주권의 '정의' 그 자체로 맞는 말이고,
3번은 국민주권주의가 전제된 하에 맞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대 원칙 중 하나죠. 그래서 단서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라는 말이 붙어있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20번 문제에서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4번 또한 주권의 정의 그 자체로 맞는 말입니다. 주권이 전제되지 않으면, 국제 사회에서 독립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5번에서는 세계화로 인해 주권의 행사에 제약이 있다는 언급 또한 맞습니다. 법과 정치 과목 중 정치 단원 마지막에 나와있는 국제사회의 특성에 명시가 되어있습니다. 이상주의적 관점이든, 현실주의적 관점이든 초 국가적 행동 주체들의 등장으로 인해 개별 국가의 의사 결정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UN의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제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반면, 1번에 "일반 사회 집단도 소유하는 것"이라는 설명은, 단지 '권력'이 무엇인지 설명한 것이지, 주권과는 다릅니다.
정답 : 1
<2번 문항>
먼저 문제를 해설하기 전에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자유의 개념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조금씩 외연이 달라지거나, 더해져왔습니다.
중세 시대까지 자유의 패러다임은 "국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했습니다. 국가가 함부로 자신의 재산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고, 근거 없이 함부로 노동력을 착취하지 못하게 해야한다는 사상이 기저에 깔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그 때 당시의 '자유'라는 것은 "국가가 함부로 개인을 괴롭힐 수 없다."의 프레임 정도로 보시는게 타당합니다.
그러다가 다수의 혁명과 봉기와 투쟁의 형태의 저항들을 거쳐오면서, 국가의 방향을 국민들이 직접 건설해야 한다는 사고가 자리잡게 되었고, 이에 발 맞추어 '국가에의 자유'라는 패러다임이 서게 되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투표'라는 방법을 고르게 되었고, 이 것이 후일에 참정권으로 분류되는 국민의 권리죠.
그러다가 인류에게는 19세기, 20세기와 같은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질적으로 황폐해진 시기가 있었죠. 세계대전이라든가, 산업화로 인한 소외된 도시 빈민들, 심각한 빈부격차, 아동 노동 등이 예가 되겠습니다. 이런 시대가 계속되다가, 세계대전이 끝났습니다. 이 때 맞춰 영국의 경제학자 베버리지는 가족법, 국민보험법, 국민산업재해법, 아동법 등의 수 많은 법안들을 제안하면서 질적인 면에서의 성장을 강조했습니다. 이 것이 1940년대 중반~후반에 있었던 일이며, 그 때 그가 발표했던 문서가 그 유명한 '베버리지 보고서'이며, 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아주 파격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런 기류와 함께 등장한 개념이 바로 '국가에 의한 자유'입니다. 후일에 사회권으로 분류되는 권리가 되겠죠. (단지 복지만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쾌적하게 살 권리, 정당한 임금을 받고 살 권리 등, 국가가 힘을 써줘야 확실해 질 수 있는 권리를 아우르는 개념이기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다시 문제로 돌아와서,
(가) 제시문은 "행동에 대한 외적 강제의 부재"라는 말이 있고,
(나) 제시문은 "사회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의 개입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가) 제시문의 자유는 '국가로부터의 자유'가 되겠고,
(나) 제시문의 자유는 '국가에 의한 자유'가 되겠습니다.
ㄱ : (가)는 '국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 위에서 설명했죠?^^
ㄷ : (가)는 (나)에 비해 '자유의 절대성'을 강조한다 라는 말을 해석해보겠습니다. 국가가 어떤 사람을 착취하거나 멋대로 재산권을 건드리는 일련의 행위들을 "하지 않는다". 즉 가만히 내버려 두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되니까 절대성이 부각되네요. 반면에 (나) 제시문의 자유인 '국가에 의한 자유'는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이 되겠죠. 이를테면 다리가 불편한 사람에게 국가 차원에서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방법은 엘리베이터 설치가 되겠죠. 맹인에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방법은 맹인 안내견 구입에 도움을 준다든가 혹은 보도블럭을 설치할 때 특수 블럭을 설치한다든가 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즉, '국가에 의한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가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은 국가가 돕고자 하는 대상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ㄷ 보기는 맞는 말입니다.
반면
ㄴ : 이 보기에 나와 있는 '(나)가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결과를 보장한다'는 말은 잘못된 설명입니다. 사회권이 모든 사람들에게 '결과'를 같이 해준다는 말은 아닙니다.
ㄹ : (가)가 소극적 자유, (나)가 적극적 자유가 되겠습니다. (가)는 위에 설명했듯이, 국가가 어떤 사람을 착취하거나 멋대로 재산권을 건드리는 일련의 행위들을 "하지 않는다"는 자유인데, 하지 않음은 소극적이겠죠. 반면 (나)의 자유는 국가가 발 벗고 나서야 하니까 적극적 자유가 되겠습니다.
정답 : 2
<3번 문항>
제시문 해석 : (가)는 상호 호혜성에 입각하고 공동의 행동 원칙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 양자 외교 방식 못지않게 중시되고 있다. 는 말을 통해 (가)가 다자간 외교 방식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문에 명시된 그대로, 행위 주체(국가로 한정)가 셋 이상 등장하는 다자간 외교 방식은 계속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 : 단기적인 국익 관철을 우선시한다 -> 다수의 국가가 개입하는 경우에는 제로-섬 게임의 관점 보다는 윈-윈 관점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최소한 교과과정에서는)입니다. 게다가 제시문에 "상호 호혜성에 입각" 한다는 언급이 되어있으므로 1번은 타당하지 않은 선지입니다.
2 : 정부보다 비정부 기구가 주체가 된다 -> 국가 간의 외교에 대해 논하는 제시문이므로 2번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3 : 강대국 단독의 일방주의를 강화시킨다 -> 전통적 양자 외교에서 더 두드러지는 특징이라 할 수 있으므로 3번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4 :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 제시문의 다섯 번째 줄을 읽어보시면 "개별 또는 양국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나와있으므로 상호 의존성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보시는게 맞습니다.
반면
5 : 초국가적 문제의 증가로 유용성이 커지고 있다 -> "개별 또는 양국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증가하고 있다" 라는 말에서 확장된 외연이라 보시면 5번 선택지도 해석하실 수 있습니다.
정답 : 5
<4번 문항>
국가 기관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취하는 조치들에 대해 묻고 있는 문항입니다. 특히 이 문제에서는 사법부로 그 대상을 한정했습니다. 법원에서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운용되는 제도적 장치에 대해 논하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습니다.
1 : 객관적 증거에 입각하여 재판하는 것 -> 누구나 동의할 만한 서술입니다. 근대 사회로 이행하면서 특히 강조되어온 부분이죠. 즉, 원님식 재판 ("네 죄를 알렸다~") 또는 증언에만 의한 재판 ("증거는 없지만 저 사람이 A를 죽인 사람이에요. 저희가 봤어요") 등을 부정한다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정말 중요한 선택지입니다.
(1번 보기 번외편) 이 과목이 법과 정치로 통합된 이상, 법 파트에 대해서도 팁으로 한 마디 드리겠습니다. '객관적 증거'로 보지 않는 것 중에 '자백'이 있습니다. 언제나 자백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일 때" 자백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이죠. 만약에 자백을 제외한 다른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한다면, 그 자백도 충분히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관점이죠. 아주 중요합니다.
3 : 재판의 심리와 판결 과정을 공개하는 것 -> 만약에 공개하지 않는다면 '밀실 판결'이 되겠죠?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기 힘들겁니다. 따라서 3번도 맞는 선지입니다.
(3번 보기 번외편) 이 과목이 법과 정치로 통합된 이상, 법 파트에 대해서도 팁으로 한 마디 또 드리겠습니다. 주문(main sentence)은 무조건 공개하는 것이 맞지만, 심리는 특수한 상황에서 공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가 본인의 진술이 오가는 내용이 공개된다면, 수치스러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재판장의 승낙 하에 비공개로 갈 수도 있습니다. 꼭 참고하세요!
4 : 하급 법원 판결에 불복하는 경우 상급 법원에서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 삼심제에 대한 설명이죠. 즉, 항소(1심->2심), 상고(2심->3심) 제도에 대한 설명입니다. 삼심제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준다는 논리는 "법관도 사람이라 판단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세 번 까지는 재판을 받게 함으로서 국민의 권익을 지켜준다는 논리입니다.
5 : 형벌이 무거운 범죄에 대한 재판은 단독 판사가 아니라 법원 합의부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것 -> 4번에서의 논리와 비슷한 논리입니다. 법관이 판단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중한 벌을 받을 범죄는, 분명히 고려해야 할 측면들이 많이 있을텐데, 단독 판사가 판단 실수를 낼 확률이 합의부, 즉 세 명의 판사가 함께 했을 때보다 크다고 보는게 5번의 논리입니다.
반면
2 : 권리 구제형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것 -> 권리 구제형 헌법 소원은 법원에서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는 무관합니다. 권리 구제형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행위는 말 그대로 침해된, 혹은 침해될 것이 명백한 개인의 권리를 구제해 달라고 헌법의 논리에 비추어 요청을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2번 보기 번외편) 그런데 주의하셔야 할 게, 법률 심사형 헌법 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것으로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법률 심사형 헌법 소원 심판 청구는 법률의 타당성과 합목적성을 논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는 맞지만, "법원에서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운용하는 제도적 장치"가 아닙니다. 헌법 소원을 심판하는 주체는 헌법재판소인데, 헌법재판소는 법원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법률 심사형 헌법 소원을 맞다고 판단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정답 : 2
<5번 문제>
정당의 후보 공천 방식을 묻는 문제입니다. 바로 제시문 분석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제시문 분석 : A당은 "당원 여부를 떠나 경력 및 대중적 이미지를 기준으로 한다." 라는 말과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경선을 통해" 하는 말과 "여론 조사 경선" 이라는 말을 통해 당선 가능성을 중시하는 후보 공천 방식을 채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B당은 "신청자의 당원으로서의 활동 경력을 중심으로 한다." 라는 말과 "인지도나 지지도가 낮더라도 정당의 목표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평가한다."라는 말을 통해 당의 가치에 부합하는 정도, 그리고 당에 대한 충성도를 중시하는 후보 공천 방식을 채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ㄴ : A당이 B당보다 후보 신청 자격 기준과 선정 과정이 개방적이다 -> 여론 조사 경선 혹은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경선을 통한다는 구절을 통해 추론할 수 있습니다.
ㄹ : B당이 A당보다 후보의 정당에 대한 충성도를 중시한다 -> 신청자의 당원으로서의 활동 경력을 중심으로 한다는 말을 통해 추론할 수 있습니다.
반면
ㄱ : A당이 B당보다 후보의 정당에 대한 이념의 정체성을 중시한다 -> 반대로 서술되었네요. B당이 A당보다 후보의 정당에 대한 이념의 정체성을 중시하죠.
ㄷ : B당이 A당보다 후보의 정당에 대한 충성도를 중시한다 -> 이 또한 반대로 서술되었습니다. A당이 B당보다 후보의 정당에 대한 충성도를 중시한다고 봐야됩니다.
정답 : 3
내일하고 모레 이어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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