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t] 펑크의 원인은 다른 곳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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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들은 두 번의 모의고사를 치르는 동안 자신의 약점이 어떤 곳이고 어떤 형식으로 보안을 해야 할지 추상적이나마 계획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공부한 만큼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온 학생들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요.
시험 성적이 잘 나온 학생들은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공부한 스스로에 대한 성실함과 결과를 수치로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왔다고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아님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노력했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칭찬하고, 다시 다음 시험을 겸허한 마음으로 준비하기 바랍니다.
반대로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스스로 자위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의고사 성적은 수능 성적의 거울일 수도 있으니까요. 성적이 나오지 않은 원인을 분명하게 진단하고, 보완해서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번 시험은 ‘실수로, 운이 없어서, 잘못 봐서’ 틀린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절대로 지금 성적을 뛰어 넘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냉철하게 지난 시간의 공부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니 성적이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진단을 잘못 하는 학생들이 간혹 보입니다. 상황에 대한 진단은 당사자가 가장 정확하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소설에서 자꾸 틀려요’라고 학생이 말했다면, ‘소설’에 대해 약점을 가지고 있음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선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단계(4월 학평 후)에서 너무 미시적인 관점에서 진단을 성급하게 해 버리면,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될 가능성을 간과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선생의 학창 시절을 되돌아 보면, 어느 시험에서 수학 성적이 떨어져서,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더니 다음 시험에서는 수학 성적은 조금 올랐는데 국어와 영어에서 성적이 떨어져서 결과적으로는 전 시험과 별 차이가 없는 성적표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어’ 한 과목의 경우를 생각해 봐도 그럴 수 있습니다. ‘소설’이 부족해서 ‘소설’ 파트를 열심히 공부했더니 다음 시험에서는 ‘소설’은 틀리지 않았는데, ‘현대시’에서 틀리는 경우가 있고, ‘비문학’에서 오답이 많아서 ‘비문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더니 다음 시험에서는 생각지도 않게 ‘화법과 작문’에서 오답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의 말을 오해 없이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면 그 파트를 집중적으로 다음 시험 전까지 공부해 두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겠지요. 선생이 말하고자하는 바는 특정한 파트에만 너무 몰입해서 전체 숲을 보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례 하나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A라는 학생이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비문학 과학지문 세 문항 가운데 두 문제를 틀렸습니다. 그리고 문학에서는 제일 마지막에 배치 되어있는 극문학 세 문항 가운데 두 문제를 틀렸습니다. 점수는 91점이 나왔고 2등급의 성적을 받았다고 하지요. 함께 진단해 볼까요? 다음 국어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이 학생은 어떤 부분을 신경써야 하겠습니까? 표면적으로 보자면 비문학 과학 지문을 더 신경쓰고, 극문학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진단이라기 보다는 당연한 현상에 대한 지극히 당연스러운 반응이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면에 숨겨져 있는 문제점을 밝힐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A라는 학생이 비문학 과학 지문 2개와 극문학 문제 2개를 시험이 끝난 후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다시 보았더니 시험 중에 이 단순한 문제를 왜 틀렸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시간이 충분했고 충분히 생각할 여유가 있었다면 오답을 내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자면 추후 시험에서도 이런 문제를 만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한 진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오답을 내지 않았지만 화법에서, 작문에서, 문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쓴 것은 아닌지, 만약 그랬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비문학 지문에서 발목이 잡혀서 한 지문을 여러 번 읽느라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닌지, 만약 그랬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소설에서 어떤 문제 때문에 시간을 너무 허비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히려 답은 다 맞추었지만 시험 시간의 발목을 잡은 파트가 내 국어 성적의 진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국어 시험은 결국 정확히 읽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 아닐까요? 화법이든, 작문이든, 문법이든, 비문학이든, 문학이든 모든 파트는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씨줄과 날줄처럼 국어 영역 전체를 구성하는 연결되어 있는 부분들입니다. 이번에 본 시험에서 약점이 체크되었다면 그 부분을 어떤 형식으로든 보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미시적인 부분에 너무 집착해서 국어영역 전체의 맥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수업에서 모두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선생으로서 안타깝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낍니다. 명쾌하게 ‘너는 이게 안 돼서 성적이 안 나오는거야!’라고 진단해 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제 능력의 한계인지..... 주어진 상황은 모두 다릅니다. 그러니 진단과 대책도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선생이 오늘 조언한 말은 일반론적인 이야기이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서 앞으로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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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3모를 1컷 간당으로 틀려놓네....ㅁㅊ 역시 수능끝나고 국어 혐오증 생겨서...
제목보고 연고빵꾸 말씀하시는 줄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동감ㅋㅋ
저도 모의고사 점수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모의고사는 모의고사로 봐야 희망을 가지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ㅠ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