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ust. [800230] · MS 2018 · 쪽지

2022-02-02 23:50:36
조회수 13,376

화석이 쓰는 건축학과에 대한 잡소리

게시글 주소: https://io.orbi.kr/00043735319

건축이 넷상으로는 어렵다, 힘들다 소리가 많지만

업무 환경이나 워라벨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어느 분야나 그렇듯이 잘하고 좋아해서 열심히 하는 분들은

설계분야에서도 다들 알아서 좋은 곳 가서 잘 삽니다.


그보다 건축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유의해야할 점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건축은 '생각보다' 예술이 아닙니다. 학부생 시절이나 유학시절에 못 느꼈어도 실무에 나가서는 순수하게 디자인만으로 일을 따올 수는 없습니다. 물론 개업이 아닌, 설계사무소에 소속되어 일하게 된다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건축을 예술로 하고 싶으시다면 외국으로 유학을 가신 후, 유명 거장들의 사무실에 취직하거나 교수가 되는 길을 추천드립니다.


두번째로, 건축을 전공하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결국 아무 것도 못하게 되는 바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건축은 종합 학문입니다.

 https://orbi.kr/00034729847 

(과거 제가 쓴 글을 읽어보신다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부수준에서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보통 크게 설계에 집중하거나 vs 다른 기타 과목에 집중하여 설계말고 다른 길을 찾는 사람으로 나뉘게 됩니다. 배우는 것이 많다보니, 졸업 후 진로도 가지각색입니다. 설계사무소는 기본이고 디자인회사나 게임회사/ 공기업이나 건설사/시험을 준비하면 공무원, 변리사, 감평사 / 시공사나 시행사, 디벨로퍼 등등... 다양한 진로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건축,건설 관련업종 애널리스트도 등장합니다. 그렇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디자인계열에서는 시디나 산디와 같은 관련학과에, 건설사 공기업에서는 건축공/토목공에, 시행사나 부동산 계열에선 도시/부동산학과에 밀립니다. 관련 전공지식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으니까요. 따라서 설계 수업을 따라가며 안그래도 바쁜 학과 생활 속에서 설계가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하신다면 더욱 부지런하게 다른 길을 병행하면서 학교를 다니셔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돈이 많이 깨집니다. 재료비를 지원해주는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모델 재료비와 3d프린터/레이저커팅기를 사용하는 비용이 만만치않습니다. 등록금을 5년동안 내는 것은 덤이고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밥, 특히 야식을 많이 시켜먹습니다. 알바할 시간도 빠듯한 학과라 이부분은 감안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졸업반 화석이 지금까지 학과를 다니며 느낀점과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대충 끄적여보았습니다. 좋게 읽어주셨다면 그걸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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