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결 [425768] · MS 2012 · 쪽지

2013-08-19 23:07:27
조회수 3,877

이안의 우문현답 제 3편 - 모두가 궁금해하는 바로 그것. 채점의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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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 논술팀에서 정선생을 제치고 비주얼을 맡고 있는 이안입니다 ㅍㅍ

오늘은 여러분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죠.

이 시점에서 잘못된 질문은 

'어떻게 써요?' 이겁니다.

정말 필요한 질문은

'어떻게 점수 따요?' 이거죠. 

바로 그겁니다. 우리는 등단하러 온 게 아니라 합격하러 온 거죠. 



대학원 조교였을 때 제일 자주 받는 질문이 이거였습니다.

'채점 대체 어떻게 하는 거에여?'

전 그땐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죠.

'채점기준대로 한다니까' 요게 제 대답이었습니다.

 

학원에 강의를 나가서 현장에서 질문을 받아보니, 그제서야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알겠더라구요

수험생들은 모두 이렇게 물어봅니다.

'저 그거 썼는데 떨어졌어요 왜 이렇죠?'

 

바로 요겁니다. 그때 깨달았죠.

아, 사람이란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구나.

 

수험생은 채점자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답을 쓴다.

이 간단하고도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그때부터 지금까지 오르비 아카데미의 지상과제였죠.

 

지금 뭔가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다면 논술계의 될성부른 떡잎이십니다. 그게 뭐냐면

 

이런 거죠. 제시문에서 키워드만 줄창 뽑아서 써 놓고, 나중에 발표된 모범답안과 비교해 봅니다.

그러면 당연히 빼먹은 건 없죠. 나 이것도 쓰고 저것도 썼고...자.기.생.각.에.는 말이죠.

 

하지만 채.점.자.가.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논술 답안지 천 장을 받아보면, 거기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써 있어요.

당연하죠. 같은 제시문으로, 고만고만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쓰니까요.

각 제시문 가 나 다의 키워드가 A B C라고 칩시다.

 

그러면 모든 답안지에

가는 A블라블라블라 하는 반면

나는 B블라블라에 해당하고

또한 다는 C블라블라라고 주장한다.

 

뭐 이런 얘기가 써 있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모범답안을 보면

'아하 나는 A B C 다썼으니까 일반기준만 맞춰도 합격일듯!' 꿈에 부풀어요.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키워드만 쓰면 하나당 몇 점씩 배정된 점수를 주겠지'

라는 생각이 깔려 있죠.

 

하지만 명심하세요. 채점자는 이런 답안에

'단지 제시문을 요약한 것에 불과' 하다거나

'단순한 사실관계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 서술'이라는 혹평을 내립니다.

 (모의논술 교수님 강평에서 이런 말 자주 보셨죠?ㅍㅍ)

여기까지 보고 알아차렸다면 아직 희망이 있는 논술 꿈나무.

 

뭘까요? 바로 그겁니다.

채점자는 키워드가 아니라

키워드 간의 논리구조에 점수를 부여하는 겁니다.

즉 A B C를 썼는가? 이건 요약 문제고

요약한 독해내용을 기반으로 분석 비판 창의에 나아갈 수 있는가를 보는 거죠.

 

가와 달리 나는 B를 원인으로 파악하므로, 그 결과의 측면에서 다의 C와 견해를 달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답안이 채점자가 기대하는 답안이에요.

 

이렇게 원인 -결과 내지 요건-효과,(혹은 전제-결론)이라는

'논리구조를 파악하고 있는가'가 채점기준이지,

'키워드를 다 읽어냈는가'는 채점기준의 기초, fundamental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오늘의 팁.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논술 제시문들을 잘 보세요.

의외로 논설문 형식을 띠고 있으면서도,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어떤 요건을 갖췄을 때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밝혀둔 제시문은 없을 겁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

이 바로 수험생에게 부여된 미션이라는 걸 지금이라도 이해하셨다면,

이제 비로소 논술 준비해보려구요. 라는 말을 꺼낼 자격이 되신 겁니다.

좋은 글이 아니라, 좋은 대답을 쓰는 것. 그것이 논술의 본질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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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가100 · 377028 · 13/08/20 20:25 · MS 2011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어떤 요건을 갖췄을 때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밝혀둔 제시문은 없을 겁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

    과학논술에도 해당되는것 같습니다. 지극히 동감합니다.

  • 은결 · 425768 · 13/08/21 02:04 · MS 2012

    바로 그 감입니다!

  • 칰칰 · 441635 · 13/08/20 21:02

    이 글을 보고 뭔가 스치는게 있긴한데 그렇게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ㅠㅠ

    현실은 그냥....

  • 은결 · 425768 · 13/08/21 02:05 · MS 2012

    여기서 그 '스치는 걸' 붙잡고 늘어지셔야 해요. 그럴 때 써놓은 자기답안과 모범답안을 비교해 보면서 잡힐듯 말 듯한 그 감을 딱 잡아야 실력이 한 계단 뛰어오릅니다.

  • 칰칰 · 441635 · 13/08/21 07:36

    꼭 그렇게 해볼게요 감사해요 ㅎ

  • PurityDEK · 440317 · 13/08/21 00:45 · MS 2013

    와.. 정말 감사합니다 ㅜ.ㅜ

  • neo320 · 409413 · 13/10/03 23:10 · MS 2012

    우와..... 왜 댓글이없죠!?!?! 전 지금 제 수준을 올릴 길을 찾은 것 같은데... 당장 내일 하루종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ㅠㅠ! 모레가.. 시험이니까요..ㅎㅎ... 왜 진작 안봤을까싶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