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컨설턴트 [819421] · MS 2018 · 쪽지

2020-01-06 15:18:48
조회수 2,638

현직 입시 컨설턴트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io.orbi.kr/00026716754

안녕하십니까.

학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이 같은 맥락인 것 같아 이해를 돕기위해 글을 씁니다.


먼저, 학종 평가에 대해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나의 큰 이벤트가 3년 간의 노력을 전부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물론 경시대회 대상과 같이 학생의 실력을 보여주는 경우는 존재하나 진학 희망 학과에 대한 꾸준한 노력과 해당 과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보여줄 수 없습니다.

과학고등학교나 영재고등학교가 학종에서 유리한 이유는 네임드 가치도 있지만, 생활기록부 내의 활동들 간 연계성이 뛰어나고 주체적인 탐구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전공 적합성'과 '연계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학부모 뿐만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도 빠뜨리기 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컴퓨터 공학을 가고 싶은 A와 B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는 '확률과 통계'를 공부하면서 통계 기법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하던 중 알파고와 같은 기계학습은 확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인공지능에 필요한 '자료 구조'나 '회귀 분석'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실 이정도만 해도 나쁜 평가는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B는 국어 교과 시간에 '통사론'을 학습하고 조사를 하던 중 통사론의 논리적 구조가 수형도, 즉 '트리 그래프(자료 구조의 일부분, 수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와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후 '확률과 통계'에서 '자료 구조'를 조금 더 자세히 학습하여 '기계 번역'의 학습 알고리즘을 '통사론'으로 치환하여 이해한 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예시를 보면 두 학생은 모두 보고서 작성으로 결과가 유사하지만, 과정이 다릅니다.

B가 A보다 조금 더 개연성이 높아 생활기록부의 스토리가 탄탄합니다.

만약 학부모님의 학생이 학종으로 상향으로 가시려면 위 예시보다 더 내용이 연계되어야 합니다.


교육부에서 통합 교과를 지향하는 만큼 국어-수학 , 사회-과학 등 상반되어 보이는 과목에서도 자연스러운 연계 컨텐츠를 준비해야 됩니다.

또한 한 과목의 세부특기사항에서 보인 탐구의 성과는 이후의 과목에서 탐구의 동기로 활용되어 꾸준하고 연계되는 학습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한 학과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힘듭니다.

적어도 희망 학과에서 무엇을 배우는 지는 아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학종 평가에서 학과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학과는 학부에서는 사색과 고찰보다는 수학을 더 많이 공부합니다.

화학 공학은 화학보다 컴퓨터 공학과 물리를 더 많이 공부합니다.

경제학과는 경제학을 배웁니다. 하지만 경제학은 선형대수학, 행렬, 미분 등 수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학생이 정말 화학이 좋아서 화학에 대한 탐구를 열심히 해서 화학공학을 지원할 경우, 학생보다 비교과 노력을 덜 했지만 물리와 컴공 컨텐츠가 있는 다른 학생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으면 첼로가 아니라 바이올린을 연습해야합니다.


추가로 좋은 컨설팅 선택 기준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학생이 생활기록부 컨텐츠를 찾아야 한다면 그 컨설팅은 안 받으셔도 됩니다.

생활기록부는 자소서와 다르게 가독성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첨삭은 필요없습니다.


높이 있을 수록 멀리 볼 수 있습니다. 아직 학부 2~3학년의 내용을 학습하지 않은 고등학생이 생각했을 때 좋은 컨텐츠는 컨설턴트가 해당 학과 정보를 가진 사람에게 자문을 구해 만든 컨텐츠보다 질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담시 대략적인 과목별 컨텐츠를 여쭤보시고 1-2-3학년 활동 간 스토리를 어떻게 짤 것인지 개요를 요구하십시오. 학생이 희망하는 학과와 컨설턴트의 학사 학과가 일치 하지 않으면 자문은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십시오.


예시로, 몇일 전에 다른 학원을 다니다 생활기록부 시즌에 연락온 한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경영학과를 희망하는데 '빅데이터 마케팅' 관련 컨텐츠를 준비해서 생활기록부에 넣고싶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빅데이터 마케팅이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선행되는 탐구가 있어야 연계성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최소한 경영학 원론, 마케팅 원론, 빅데이터 프로세싱 - (기계 학습, 인공지능.....)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교수는 바보가 아닙니다. 사칙연산이 안되는 학생이 미분을 조사하여 발표했다고 하는 내용을 좋게 평가할 수가 없습니다. 수박 겉햝기 식의 컨텐츠를 준비하지 마십시오.


최대한 줄인다고 줄였는데 글이 길었습니다.

이 글이 학부모님의 고민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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