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쪽빛 [310160] · MS 2009 · 쪽지

2011-11-12 17:18:27
조회수 1,848

수능에 대한 단상 ( 고3들에게 부치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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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벌써 저는 수능을 본지가 좀 지난 상태입니다만,

고등학생들, 그리고 내가고등학생일때

수능이란 마치 세상의 전부였던거같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과..

마치 수능시험 한번이 내 인생을 좌우할거라 생각했었죠.

실상 우리나라의 교육기관들과 어른들 각종 매체들이 그렇다고 이야기할뿐더러,

고등학생으로써 다른 경험이 차단된체 학교에서만 보내며, 하루 24시간을 수능에만 몰두하게 하는 환경이라,

학생들은 스스로 수능이 그정도의 당연성은 있어야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이죠> 느끼게 되버립니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며 자유마저 제약된다고 느끼는 그 공부가 그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되야만 스스로 이같은 행태가 이해될수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사(특히 사교육강사)들은 같은 이유로 학생들이 그렇게 느끼길 원합니다만,.>

사실상 대학이 인생의 목표인양 생각하곤해버리죠. 그만큼 중요해보이죠.

저 역시 뭐.. 그렇게 생각하면서 되는대로 공부를 했던거같습니다.

지방의 시골에서 자라나서 사실 사교육을 받아보진 않았지만 ...

고등학교때 도시로 오게된후엔 신세경이었죠.

첫 성적이 280등인가 그랫었으니 , 멋모르고 뒷동산에서 뛰어놀던 시골중학생에게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당연지사 부실했던 수학&영어.. 참 격차가 느껴지더군요 ;..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주변에 남자라면 이공계가 장래에 희망이있다. 혹은 열심히해서 의약사되면 다 좋은게 좋은거아니겠느냐. 등에 혹해서 이과를 선택합니다.

모의고사점수로 친구들과 즐거운경쟁을 하면서 -ㅅ- (아, 오히려 모의고사는 참 재미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열심히하는애들 옆자리에 일부로 앉아서 공부하고그랫던거같아요.

문제풀이로 매점내기, 뭐 이런거 해가면서.

중학수준수학도 제대로 못했었지만 뭐 열심히하다보니 어느정도 성적이 올라가더군요.

고2 2학기쯤되니 시험끝난후에 문제매기러 물어보러오는 학생중 하나가되었습니다.

뭐 결과적으론 서울에있는 H공대에 입학합니다.

사실 학교에선 인서울 나름 이름은 알법한 학교다보니 다 여기 쓰라고 했었고,

그래서 썻고, 별 생각없이 입학했었습니다. 굳이 여기가서 뭘해야하는지 왜가야하는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뭐하고있냐구요?..

오히려 괴이하게도 전 지금 임용고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있습니다.

전공도 전혀 다른 '사회'입니다.

물론 제가 혹시라도 조금만 더 수능을 잘봐서,

서울대를 들어갔다거나, 의약대를 갔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의약대는 사실 취향을 뛰어넘는 매력이있긴해보입니다.)

여하튼

입학하고 나서부터 다시 흔히 대학교에와선 겪게되는 충격(?)을 받게됩니다.

이걸 내가 하고싶었던 건가?..

공돌이취직하거나 혹은 연구원생활등을 상상해보며 저를 거기에 끼워맞춰봤습니다만 도저히 상상히 안되더군요.

저는 중학교때는 문학에 참 관심이많았습니다. 혼자 습작을 써보려고 노력도해보고 특히나 황석영과 조정래를 좋아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시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습니다.

정치&경제등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그리고 친구들에게 공부한것을 무언가를 설명해줄때 희열을 느끼곤했습니다.

여러가지가 떠오르더군요.

글도 쓰고, 시사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할수있는 기자가 되어보잔 생각이 제 최초의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당시 알게된 한겨례 신입기자누나분 (그만두고 미국으로 가셨지만)

을 통해서 듣게된 기자생활의 현실에 회의감을 느꼇고,

다음으로 떠오른것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주는 사람

즉 교사가 되고싶어졌습니다.

그렇게 전 새롭게 수능을 준비하였는데,

솔직히 가벼운마음으로했던거같습니다.

학비의 압박도 상당했던터이고, 사범대에 대해 관심있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임용고시만 놓고보면 서울의 고대이하 대학교보단 오히려 지방국립대가 더 나은면이 많습니다. (선생님들은 사실 거의 그 지방국립대출신이죠)


과감하게 문과로 전향했습니다. (사실 수학은 이과시절 꽤 좋아했던 과목이긴합니다만.. 성적은 2등급에서 멤돌았지만요.. 뭐..5-6등급받던학생이 그래도 이정도까지 올린건 수학을 좋아했던영향이 없잔아있긴할겁니다..)

애초에 전공도 정했습니다.

영어교사는 아니다.

국어교사나 사회교사가 되자.

수능을 보았고, 처음 목표했던 점수(생각했던 대학교를 갈수있는 점수)보다는 좀 여유있게 나왔습니다.

과를 놓고 고민을 하였고,

결국 전 사회과를 선택합니다.

음..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수능이란 단순히 자기의 미래를 위한 수단이란 뿐입니다.

최종목표가아니라 중간목표일뿐이죠..

자기가 일단 하고싶은게 무엇인지를 안다음부터 대학이란 의미를 갖는것같습니다.

대학자체가 의미를 갖진못합니다. (단순히 대학만따지면 제가 지금다니고있는곳은... 원래 다니던곳보다...;;;)

확실히 수능점수가 인생의 모든걸 결정하게 된다는건 터무니없는 면이있습니다.

음..

막상글로쓰려니 참 이상한 이야기만 하게 된거같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제와서 제 친구들을 살펴봐도,

물론 어느정도 확실히 급간은 있습니다.

연고대를 나온 친구와 지방의 그저그런 대학교를 나온 친구..

목표하는바가 다르고 준비하는게 다릅니다.

그런 시야의 차이점등은 좀 있어뵈이더군요.

하지만, 사실 대학들의 급간이 딱딱 나눠져서 미래를 찾아가는건 아닌거같습니다.

고대를 나온 친구는 cpa를 3수하고있고,

서강대경영을 나온 친구는 지금 7급시험 준비중입니다.

근데 재밋는건 저희학교(지방국립대) 모 학생은 진작 cpa를 붙은 친구도 있고,

7급시험통과해서 룰루랄라 졸업한 분도있습니다.(마지막 4학년때가 인상적이었죠.-_-... 정말 mt ot 다 따라다니면서 4학년을 1학년보다 더 즐겁게 보내시던-_-)

경희대 경영나온 친구가 이번 하반기 포풍탈락하며 눈물 흘리고있지만

여기 경영대나온친구는 은행권중에서도 중상위권에 취직하더군요.

예외적인 케이스 한두개라고 하기엔 사실 좀 많습니다.

제가 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쓰레기학교라고 평가받는곳에서 작년에 꽤 취업시장에서 인기있는 (명문대나온 친구들도 종종 부러워하는 소릴했던) 곳에 취직한 사람도있고말이죠.

물론 친구중에 제작년에 좋은대학교나와서 행시패스한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이과라면..

의약대에 들어간 친구들은.. 사실 부럽긴합니다.

약대에 3수끝에 합격한 친구있는데.. 부럽습니다. 네.. 이건 어쩔수없어요.


근데 확실한건..

그런 목적대학이아닌곳에서는.. 수능시험점수가 끝이아니라는겁니다.

더큰 도전이기다리고있는곳이죠..

점수에 좌절하지 말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학교를 선택할때 그 대학교가 자기 인생의 수단일뿐이라는걸 명심하셨으면 좋겠네요.



확실히 미래는 모르는것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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