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버린 MBC, '실리'는 챙기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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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송의 2회 시청률이 1회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1회를 본 시청자 중 절반 가까이가 2회 시청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무릇 어떤 방송이든 그 1회란 공을 심하게 들여서라도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잡아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대하사극은 1회에 대규모 전쟁신을 배치해 CG 범벅으로 돈 들인 티를 팍팍 내고, 예능은 유명 MC와 초호화 게스트를 섭외해 채널 고정 효과를 노린다. 그러니 2회 시청률이 1회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면 방송은 제 역할을 못해낸 것이고, 문제는 심각해진다.
MBC 새 예능 프로 <여우의 집사> 2회 시청률은 전국기준 3.7%(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1회 시청률은 6.3%였다. 1회의 6.3%도 결코 높다고 볼 수 없는 수치지만 2회 3.7%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불과 방송 2회 만에 애국가 시청률의 수모를 겪은 <여우의 집사>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진부하기 짝이 없는 짝짓기 로맨스’가 되겠다.
<여우의 집사>는 남녀 출연자들이 각각 ‘아가씨’와 ‘집사’로 나뉘어 ‘여우하우스’라는 공간에서 1박2일 동안 생활하는 형식의 예능 프로다. 아가씨는 집사를 선택할 권한이 있고, 아가씨에게 선택당하지 못한 집사는 하인으로 강등되기에 남자 멤버들은 모두 아가씨에게 선택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아가씨와 집사 콘셉트는 일견 신선해 보이지만 사실 그동안 무수한 짝짓기 예능에서 선보였던 것을 어설프게 포장했을 뿐이다. 아가씨에게 선택받기 위해 집사들이 팔씨름을 하고 피아노를 치며 자신의 장기를 뽐내는 것은 그동안 여타 짝짓기 예능에서 보아왔던 장면들이고, 선택받은 이후 아가씨의 시중을 들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것은 <우리 결혼했어요> 등지에서 이미 숱하게 봐왔던 페이크로맨스의 재탕이다.
여자 출연자들이 우아한 드레스로 한껏 자태를 뽐내고, 남자 출연자들이 멋들어진 턱시도를 차려입었다는 차이만 있을 뿐, <여우의 집사>는 2003년 <천생연분>에서 한 발자국도 발전하지 못한 모습으로 실망을 더했다(물론 댄스신고식을 하지 않은 건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2회 시청률이 1회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진 것은 <여우의 집사>에게 시청자들이 내리는 냉정한 평가의 결과로 보여 진다.
내가 <여우의 집사>의 진부함과 낡음에 단순한 실망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되는 건 이 방송이 폐지된 <후플러스>와 같은 시간에 방영되기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은 이번 가을개편에서 “종합편성채널 도입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시청률이 저조한 시사 프로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그 빈자리에 예능 프로인 <여우의 집사>와 <슈퍼스타K>의 공중파 버전인 <위대한 탄생>을 편성했다.
방송사도 기업인 이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함은 마땅하다. 광고를 팔아 수익을 내는 입장에서 ‘경쟁력 있는 방송’이란 결국 ‘시청률 높은 방송’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한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과 MBC 경영진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쳐도, MBC가 ‘공영방송’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영방송은 결코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공영성을 포기하고 상업방송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 더구나 그 상업성이라는 게 고작 철지난 짝짓기 예능과 케이블 방송을 베끼는 수준의 것이라면, 더 말 할 가치도 없다.
‘경쟁력 강화’를 반복적으로 외치다가 결국 시사 프로 2개를 없애버렸다. 그리고 들여앉힌 게 고민하지 않은 제작진이 만든 창의적이지 못한 진부함 그 자체인 <여우의 집사>와 케이블 방송을 그대로 베낀 듯한 <위대한 탄생>이란 점에서 과연 김재철 사장과 MBC 경영진이 진심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없앤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든다. 시사 프로를 없애기 위해 경쟁력 강화란 그럴듯한 핑계를 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새로 투입된 예능 프로들이 기대 밖이기 때문이다.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여우의 집사>와 <위대한 탄생>을 편성한 시점에서 MBC는 공영방송으로서의 ‘명분’을 잃었다. 공영방송이 상업성을 위해 공영성을 포기했으니 그야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명분을 포기하면서까지 상업성을 추구한 결과가 시청률 3.7%다. 명분을 잃었으면 대신 ‘실리’라도 챙겨야 하는데, 과연 <여우의 집사>로 <후플러스>를 내친 것에 대한 실리를 챙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아, 참고로 <후플러스>의 마지막 방송 시청률은 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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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경쟁률 뜨는건 뭐고 그거 뜨는거 보고 해야 유리하나요? 수리논술이영
좋은 글인데 왜 이렇게 평점이 낮을까? ㅇㅇ?
예전부터 보수단체들이 MBC 폐방!을 외치고 보수언론도 MBC에게 엄청난 비난을 해오는것을 보면
머지않아 MBC를 조중동에게 넘겨줄거 같네요.
김재철이는 그냥 MBC를 망치러 들어온거 같습니다
그래야 MBC를 넘겨줄때 "아 저런 저질 방송 없어지네. 잘됐지" 이런 여론이 지배적이게 되고
저항세력의 힘도 약해질테니까요